무어 스레드(Moore Threads) 기술 심층 분석
실리콘 공급업체에서 턴키 AI 팩토리로의 진화
무어 스레드(Moore Threads)는 중국 내 공급망 자립화와 폭발적인 AI 컴퓨팅 인프라 수요라는 두 가지 흐름의 교차점에 서 있다. AI 가속기에만 집중하는 여타 국내 경쟁사와 달리, 무어 스레드는 3D 그래픽 렌더링, 과학 시뮬레이션, 거대언어모델(LLM) 학습 등 광범위한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는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설계한다. 이 회사는 기업용 및 소비자용 그래픽 카드 판매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최근 핵심 성장 동력은 통합 인프라 솔루션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과거에는 MTT S4000, MTT S5000 시리즈와 같은 개별 가속기 카드를 데이터 센터에 공급하는 방식에 의존했다. 하지만 현재는 포괄적인 'AI 팩토리'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는 수만 개의 자체 GPU를 하나의 컴퓨팅 패브릭으로 연결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합 솔루션인 'KUAE' 지능형 컴퓨팅 클러스터가 있다. 무어 스레드는 기반 실리콘부터 고속 인터커넥트, 랙 단위 통합에 이르는 전체 스택을 공급함으로써, 훨씬 높은 계약 단가를 확보하고 최첨단 AI 모델 학습을 시도하는 기업 고객들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피벗(pivot)의 재무적 성과는 가시화되고 있다. 2025 회계연도 무어 스레드의 매출은 15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43% 급증했으며, 65.6%라는 매우 견고한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모멘텀은 2026년 1분기까지 이어져 매출 7억 3,800만 위안(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을 달성했다. 특히 클러스터 배포를 통해 계약 규모를 키운 결과, 2026년 1분기 2,940만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첫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기술 검증 단계에서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최근 KUAE 클러스터 단일 계약으로 6억 6,000만 위안 규모의 수주를 따낸 것은 이러한 턴키 비즈니스 모델이 유효함을 입증하며, 중국 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무어 스레드 하드웨어에 상당한 자본 지출(CAPEX)을 투입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분화된 공급망: 국가적 수요와 파운드리 병목 현상
무어 스레드의 고객 기반은 지정학적 필요성과 AI 인프라 국산화를 지시하는 중국 중앙정부의 방침에 힘입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주요 고객은 차이나모바일(China Mobile), 차이나텔레콤(China Telecom) 등 국영 통신사와 콰이쇼우(Kuaishou), 바이트댄스(ByteDance)와 같은 국내 인터넷 거대 기업들이다. 이들은 무어 스레드 하드웨어를 활용해 자국 내 LLM에 필요한 컴퓨팅 강도를 감당할 수 있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레노버(Lenovo)와 같은 하드웨어 통합업체 및 서버 OEM 기업들이 무어 스레드 칩을 기업용 서버에 탑재해 유통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첨단 실리콘 수출 규제 이후 이러한 구매자들의 수요는 더욱 절박해졌으며, 중국 내 AI 개발자들에게는 대안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공급업체 역학 관계는 회사에 가장 치명적인 위험 요소다. 팹리스 반도체 설계 기업인 무어 스레드는 과거 7나노 공정을 위해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에 의존해 왔다. 2023년 말 미국 산업안보국(BIS)의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포함되면서 해외 파운드리 접근은 물론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글로벌 공급업체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도 즉각 차단되었다. 결과적으로 무어 스레드는 공급망을 전면 재편해야 했으며,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oration) 등 중국 파운드리에 의존해 첨단 노드를 생산하고 있다. SMIC가 심자외선(DUV) 리소그래피를 이용해 7나노급 칩을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했으나, 심각한 생산 능력 제한과 낮은 수율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메모리 부품 역시 YMTC(Yangtze Memory Technologies), CXMT(ChangXin Memory Technologies) 등 국내 IDM(종합반도체기업)에서 조달해야 한다. 무어 스레드 성장의 최종 한계점은 고객 수요가 아니라, 중국 내 제조 파트너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능성 웨이퍼의 물량에 달려 있다.
중국 내 전장과 시장 점유율 역학
중국 AI 가속기 시장의 경쟁 구도는 구조적 재편을 겪고 있다. 과거 엔비디아(Nvidia)는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수출 통제로 인해 엔비디아는 H20과 같은 성능이 제한된 칩만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중국 구매자들에게 근본적인 가치 제안의 변화를 가져왔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말 엔비디아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약 50%까지 하락했으며, 향후 몇 년 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치열한 국내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화웨이(Huawei)는 어센드(Ascend) 910B와 새로 출시한 950 시리즈 칩, 그리고 독자적인 CANN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앞세워 정부 및 통신사 계약의 상당 부분을 확보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 AI 가속기 시장에서 약 1%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무어 스레드는 자본력을 갖춘 국내 IC 설계 업체들과 나머지 시장 점유율을 놓고 공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요 경쟁사로는 최근 '시위안(Siyuan)' 시리즈 칩 50만 대 출하 목표를 달성한 캄브리콘(Cambricon)을 비롯해 하이곤(Hygon), 비렌테크놀로지(Biren Technology), 메타X(MetaX) 등이 있다. 최근 상장하여 성능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막대한 R&D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메타X와 같은 신규 진입자들의 등장은 이 분야의 치열한 경쟁을 방증한다. 화웨이가 견고한 생태계 경쟁자라면, 무어 스레드는 AI 매트릭스 전용 ASIC(주문형 반도체)이 아닌 범용 그래픽 아키텍처에 집중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유연성 덕분에 무어 스레드는 소비자용 그래픽 시장과 기업용 AI 시장에서 동시에 경쟁하며, 훨씬 큰 전체 시장(TAM)에 연구 비용을 분산시킬 수 있다.
소프트웨어 호환성과 범용 아키텍처
반도체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생태계이며, 이 부문에서 무어 스레드는 국내 경쟁사 대비 구조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 독점을 깨는 것은 대체 실리콘 공급업체들의 최대 과제다. 중국 개발자들은 수년간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해 왔기에 전환 비용이 매우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어 스레드는 기존 국제 표준과 높은 호환성을 갖춘 '무어 스레드 통합 시스템 아키텍처'를 개발했다. 독자적인 'MUSIFY' 변환 도구를 통해 개발자들은 최소한의 마찰로 기존 코드를 이식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PyTorch와 같은 주류 프레임워크와 주요 중국 내 LLM을 기본 지원하여 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민첩성은 2026년 4월 딥시크(DeepSeek)-V4 조 단위 파라미터 모델 출시 당시 실증되었다. 무어 스레드는 출시 당일 동기화된 'Day-0' 적응을 달성한 소수의 국내 공급업체 중 하나였다. 이 이정표는 중국 내 컴퓨팅 사이클이 해외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독립적으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3D 렌더링을 위한 복잡한 벡터 연산과 AI 추론을 위한 행렬 곱셈을 동시에 처리하는 아키텍처를 유지함으로써, 무어 스레드는 AI 가속기 전문 스타트업들이 복제하기 어려운 하드웨어 효율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풀스택 생태계 역량은 현재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45만 명의 개발자 수에 반영되어 있다.
스케일업: 차세대 실리콘과 10만 대 클러스터
차세대 멀티모달 프런티어 모델을 학습하는 데 필요한 절대적인 컴퓨팅 파워는 엄청난 기술적 기회를 의미한다. 시장 수요는 단일 서버 랙에서 수만 개의 칩을 수용하는 통합 컴퓨팅 클러스터로 이동하고 있다. 이를 인지한 무어 스레드는 KUAE 인프라 확장을 위해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최대 10만 개의 GPU를 상호 연결하는 슈퍼노드 아키텍처를 개발 중이며, 고속 광 인터커넥트, 열 관리, 시스템적 결함 허용(fault tolerance)과 관련된 거대한 엔지니어링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러한 규모의 클러스터에서 안정적인 가동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최첨단 AI 연구소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핵심이 될 것이다.
이러한 초대형 클러스터를 구동하기 위해 무어 스레드는 2026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차세대 실리콘을 마무리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군에는 컴퓨팅 밀도를 50% 개선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되는 AI 학습 및 추론 플랫폼 '화강(Huagang)' 아키텍처가 포함된다. 동시에 전문 시각화 작업을 위한 '화산(Huashan)' 아키텍처와 엣지 컴퓨팅 수요를 겨냥한 '루산(Lushan)' 시스템온칩(SoC)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 로드맵의 가장 큰 위협은 미국 엔티티 리스트가 부과한 심각한 물리적 제약이다. 무어 스레드가 고도로 정교한 로직을 설계하고는 있으나, GAA(Gate-All-Around) 트랜지스터 기술이나 EUV(극자외선) 리소그래피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은 물리적 성능 향상이 순수한 노드 미세화가 아닌 아키텍처의 독창성과 첨단 패키징을 통해 추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만약 국내 파운드리가 경쟁력 있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상용화하지 못하거나 DUV 멀티 패터닝 수율의 한계에 부딪힌다면, 무어 스레드와 글로벌 선두 기업 간의 성능 격차는 돌이킬 수 없이 벌어질 수 있다.
실행 중심의 임상적 접근
무어 스레드의 운영 속도는 창업자이자 CEO인 제임스 장(James Zhang)이 이끄는 경영진의 면모를 그대로 반영한다. 엔비디아 차이나(Nvidia China)에서 15년 이상 글로벌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를 역임한 장 CEO는 그래픽 아키텍처와 중국 내 조달 시장의 복잡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선두 기업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그는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 인재를 영입하고 공격적인 실행 문화를 정착시켰다. 그의 리더십 아래 회사는 설립 300일 만에 첫 운영 가능한 GPU를 선보였는데, 이는 반도체 업계에서 보기 드문 속도다.
지난 몇 년간 경영진의 실적은 매우 효과적인 자본 배분과 전략적 선견지명으로 요약된다. 수출 통제 강화를 예견한 경영진은 선제적으로 지식재산권을 확보했으며, 제품 반복 주기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국내 파운드리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재무적으로도 경영진은 단편적인 칩 판매에 의존하기보다 KUAE 클러스터의 상용화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규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전략적 피벗은 2025년 말 스타마켓(STAR Market) 상장 성공으로 정점을 찍었으며, 이를 통해 10억 달러 이상의 운전 자금을 확보해 연간 13억 위안에 달하는 R&D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6년 만에 매출이 없던 스타트업을 국가 AI 공급망에 통합된 수익성 있는 상장 기업으로 전환시킨 경영진의 능력은 그들의 운영적 엄격함을 증명한다.
성과 요약
무어 스레드는 중국 내 AI 컴퓨팅 국산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위한 '하이 베타(high-beta)' 투자처이다. 핵심 논리는 KUAE 클러스터 시스템의 고부가가치 상용화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부품 공급업체에서 통합 인프라 제공업체로의 성공적인 전환에 있다. 세 자릿수의 매출 성장세, 65%를 상회하는 매출총이익률, 2026년 1분기 흑자 전환은 확장되는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범용 그래픽 아키텍처와 강력한 소프트웨어 호환성 계층은 파편화된 국내 ASIC 개발사들에 비해 실질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며, 국내 생태계 내에서 엔비디아를 대체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아키텍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면, 투자 측면에서는 심각한 공급망 취약성과 국내 경쟁 심화라는 제약이 따른다. 미국 엔티티 리스트 지정은 최첨단 해외 파운드리와 HBM에 대한 접근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며, 국내 제조 파트너의 생산 능력과 수율 성숙도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적 한계를 만든다. 또한 화웨이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과 견고한 제도적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메타X와 같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국내 신규 진입자들이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무어 스레드의 최종 궤적은 아키텍처의 탁월함을 통해 하드웨어 제조 병목 현상을 우회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으며, 이는 엄청난 실행 리스크를 수반하는 고위험 엔지니어링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