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기술 리드들, AGI 도래 시기 ‘향후 수년 내’로 지목… 800억 달러 런레이트 두고 증류·규제 포획 비판 반박
2026년 8월 나파, ‘아메리칸 옵티미스트(American Optimist)’ 팟캐스트 — 앤스로픽의 강화학습 기술 리드인 닉 마웰과 슐트 더글러스가 회사의 AGI 타임라인, 프런티어 모델 가격 책정에 대한 경제적 논거, 그리고 수개월간 누리던 모델 우위를 스스로 포기한 이유를 밝혔다.
앤스로픽의 핵심 기술 리드 두 명이 ‘아메리칸 옵티미스트(American Optimist)’ 팟캐스트에 출연해 AI 인프라 투자 가치를 평가하는 이들에게 중대한 시사점을 던지는 주장들을 펼쳤다. 이들은 “모든 인간과 같거나 그 이상의 능력을 갖춘” 모델이 향후 수년 내에 등장할 것이 “매우 확실하다”고 밝혔으며, 프런티어 인공지능의 경제학은 선형적이 아니라 지수함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강화학습(RL) 과학을 이끄는 닉 마웰(Nick Marwell)과 강화학습 기술 리드인 슐트 더글러스(Schult Douglas)는 최근 유출되었으나 회사가 공식 확인은 거부하고 있는 약 80억 달러 규모의 앤스로픽 런레이트(연간 환산 매출)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중국 연구소들과의 증류(distillation) 공방, 점차 거세지는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 비판, 향후 2년간 예상되는 사이버 및 바이오 리스크 전망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프런티어 가격 책정을 뒷받침하는 지수함수적 논거
이번 대담에서 가장 파급력이 큰 주장은 기술적이기보다 경제적인 성격을 띤다. 마웰과 더글러스는 모델 지능의 한계 효용이 이전 단계보다 지수적으로 더 큰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후발 주자들의 기술이 몇 달 만에 범용화(commoditization)되는 상황에서도 프런티어 연구소들이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마웰은 그 증거로 코딩 분야를 지목했다. 그는 “코딩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유용했던 최초의 지능 단위는 탭 자동완성(tab auto-completion)이었다”며, “여기서 한 단계 나아가 터미널 환경에서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통해 에이전트 기반 코딩을 현실화한 다음 한계 지능 단위로 이동했으며, 이는 10만 배 더 가치 있는 역량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결론은 단호하다. “이 시점에서 탭 자동완성만 가지고는 제대로 된 기업을 꾸릴조차 어렵습니다.”
이러한 프레임은 투자자들이 섹터 전반의 마진 지속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더글러스의 추정에 따르면 산업 전체의 총 AI 매출은 “수십조 달러 규모의 경제 속에서 1,0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AI 시장이 전체 잠재 시장(addressable base)에 비해 여전히 오차 범위 수준에 불과하며, 가치는 후발 주자가 아니라 선두 주자에게 집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웰은 역사적 선례로 신약 개발의 지식재산권(IP) 보호를 들었지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AI 분야에서 “프런티어 기술의 수명은 수개월 단위로 측정”되기 때문에 제약 산업보다 디플레이션 곡선이 훨씬 가파르다는 것이다. 대담에서 인용된 인공시큐리티(Artificial Analysis) 벤치마크에 따르면 달러당 성능은 연간 약 10배씩 하락하고 있다.
80억 달러 런레이트의 실체와 ‘도구’에서 ‘엔터티’로의 전환
앤스로픽이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성장세를 앞지르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유출된 런레이트 수치에 대한 질문을 받자, 더글러스와 마웰은 수치에 대한 직접적인 확인을 거절하면서도 이러한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내부 기술 진척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더글러스는 앤스로픽 내부 엔지니어들이 자체 모델과 협업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했다. 18개월 전만 해도 그는 “모든 코드 라인을 직접 손으로 타이핑”했고, “궤도를 이탈하는” 모델을 바로잡기 위해 “몇 분마다 개입”해야 했다. 하지만 오늘날 그는 “모델에게 하루나 이틀 분량의 작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요청하고 주니어 팀원처럼 업무를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구에서 준독립적 기여자로 진화하는 복합적 자율성은, 앤스로픽의 모델을 단순한 소프트웨어 도구가 아니라 ‘엔터티(entities)’로 간주해야 한다는 시각의 운영적 기반이 된다. 더글러스는 이러한 프레임이 유용한 이유로 모델들이 지속적인 감독을 요구하기보다 점점 더 “사용자를 대신해 조치를 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류(Distillation)가 비즈니스 모델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이유
두 사람은 앤스로픽이 프런티어 시스템의 출력값을 수집해 새로운 모델을 학습시키는 ‘증류’ 행위를 단순한 IP 침해를 넘어 산업의 자본 구조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로 간주하는 이유를 지금까지 공개된 것 중 가장 상세하게 설명했다. 마웰은 증류가 “현재의 프런티어 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며, 이를 통제 없이 방치하면 막대한 자본적 지출(capex)이 수반되는 학습 실행의 정당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100억 달러, 100억 달러, 심지어 1조 달러 규모의 학습이 이루어지는 체제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한 대상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만 그러한 수준의 R&D 투자를 지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경쟁사가 프런티어 모델을 “적은 비용으로” 복제해 “일주일이나 이주일 안에” 거의 동등한 수준의 모델을 출시할 수 있다면, 그 경쟁사는 R&D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경제적 우위를 점한 경쟁자”가 된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두 사람은 앤스로픽이 기술적 수단만으로는 증류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더글러스는 이 역학 관계를 “고양이와 쥐의 게임”으로 묘사했다. 개발자들에게 모델 출력값, 추론 자취(reasoning traces), 로컬 추론 기능(고객들이 요구하는 모든 기능)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동시에 증류를 더 쉽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깔끔한 기술적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으며, 제품의 개방성과 방어력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만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고백은 파운데이션 모델의 장기적 경제적 해자(moat)를 평가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방어벽은 단단한 성벽이라기보다는 마찰력에 가깝고, 그나마 집행력보다는 프런티어 기술 자체의 발전 속도에 크게 의존해 강화된다는 것이다.
현재는 공격 우위, 향후 2년 내 사이버 보안은 방어 우위로 전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 두 사람은 구체적이고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공격자가 방어자의 패치보다 빠르게 AI를 악용할 수 있어 현재는 공격 우위인 사이버 리스크가, 조직들이 동일한 모델을 활용해 취약성을 선제적으로 찾아 수정하게 됨에 따라 향후 약 2년 내에 방어 우위로 뒤집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글러스는 “현재 사이버와 바이오 모두 공격 우위에 있다”면서도 “향후 2년 동안 사이버 영역은 방어 우위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생명공학은 더 어려운 문제다. 바이오 분야에서 공격 우위를 역전시키는 일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가 필요할 것”이며, 현실적으로 2030년대에 방어 인프라를 대규모로 구축할 수 있는 “획기적으로 진화한 로보틱스 역량”에 좌우될 것이라고 더글러스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사이버 보안에 비해 훨씬 길고 자본 집약적인 과정이 소요된다는 뜻이다.
마웰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AI 적용을 가로막는, 상대적으로 덜 논의된 병목 현상으로 모델 역량이 아닌 ‘오프라인 물리적 실험실 역량’을 꼽았다. 그는 “AI가 유용한 지적 도구가 될 수 있을지 여부보다, 이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실험실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가 거의 더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실험실 인프라가 품질 지표 측면에서 “중국 같은 곳에 분명히 뒤처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공공 주식 시장의 바이오 관련주들이 아직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바이오 인접 자본적 지출(capex)의 필요성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규제 포획 비판에 대한 반박
벤처 업계와 오픈소스 진영에서 제기되는, 즉 앤스로픽의 안전성 옹호론이 규제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굳히려는 위장 전략이라는 비판에 대해 마웰은 구체적인 반례를 제시했다. 과거 앤스로픽이 독보적인 모델 우위를 점하고 있어 “경쟁자가 거의 없던” 시점에 회사가 격차를 악용하는 대신 “정부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이를 출시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하기로 한 페이블(Fable, 구 명칭 Mythos) 모델 출시 사례를 언급한 것이다. 마웰은 “이는 회사의 경제적 관점에서는 명백히 나쁜 결정이었지만, 모델이 어떻게 배포되고 규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오픈웨이트 규제가 소규모 플레이어들을 부당하게 겨냥한다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오늘날 가장 큰 오픈웨이트 개발자들은 영세한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아니라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중국 국적 연계 연구소들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규제가 자금력이 부족한 경쟁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CEO가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해 규제를 만들고자 모두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고 있다”는 광범위한 회의론에 대해 더글러스는 직설적으로 반박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 누구보다 우리 스스로의 속도를 더 많이 늦춰왔습니다.” 그는 딥마인드(DeepMind)의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CEO가 폐쇄형 모델 연구소들에게 사전 출시 안전 기준을 공동으로 채택하자고 제안했던 것을 언급하며, 이러한 자제력이 로비 전술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스스로 부과한 것임을 강조했다.
중국을 상대로 한 일방적인 속도 조절은 없다
안전성에 대한 수사학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중국이 계속해서 개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단독으로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앤스로픽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했다. 더글러스는 “미국의 속도를 늦추고 중국이 앞서 나가도록 내버려두는 시나리오는 우리가 용인할 수 있는 어떤 시나리오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어떠한 조율된 일시 중지도 “모든 상대방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완벽하게 조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오픈소스와 관련해 앤스로픽의 공식 입장은 반대가 아닌 ‘동등성(parity)’이다. 오픈웨이트 개발자들을 특정해 규제하기보다는, 예를 들어 사이버 공격 역량 등과 관련된 능력 기반 출시 임계값을 오픈 모델과 폐쇄 모델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컴퓨팅 궤도와 2028년의 체크포인트
인프라 측면에서 더글러스는 하이퍼스칼러의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추적해 볼 만한 자본적 지출 궤도를 그려보았다. 올해 전 산업의 AI 자본적 지출은 약 1조 달러 수준이며, 연간 컴퓨팅 성장률 2~3배의 역사적 패턴이 유지된다면 내년에는 2조 달러, 2028년에는 4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로보틱스 분야까지 확장해 추정할 경우, 2030년대 초반에는 글로벌 GDP가 실질적으로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더글러스는 전망했다. 다만 이는 기본 시나리오라기보다는 “많은 조건들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체적으로 2028년에는 1테라와트(terawatt)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이 가동되고, 기본적인 가사 노동을 수행하는 “수만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십 년대가 끝나기 전에 AI 모델이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상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유사한 타임라인 내에 퓰리처상이나 노벨상급 성취를 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단기 노동 시장 데이터와 관련해 마웰은 역설적인 신호를 지적했다. AI 자동화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고용과 미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고용은 모두 계속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기존 노동자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과도기적 단계의 결과로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추세를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언젠가는… AI 모델과 인간이 짝을 이루어야만 모든 가치를 끌어낼 수 있는 세상에서, 그러지 않아도 되는 세상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때가 바로 그 결과에 대해 진지하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를 체스에 비유하며, 순수 기계를 상대로 한 ‘인간 플러스 기계’ 조합의 우위가 무너지기까지 약 3십 년이 걸렸던 역사와 직접적인 평행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