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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의 스프레처 회장, "인수합병 없이도 24/7 토큰화 시장과 사모 신용 데이터로 거래소의 미래 바꿀 것"

번스타인 제42회 연례 전략 결정 컨퍼런스, 2026년 5월 27일

제프리 스프레처(Jeffrey Sprecher)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 설립자 겸 회장은 9년 연속으로 참석한 번스타인 전략 결정 컨퍼런스에서 ICE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대다수 투자자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야심 차고, 시장이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인 청사진이다. 현재 ICE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결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아폴로(Apollo)와 사모 신용 데이터 파트너십을 심도 있게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자회사인 ATS(대체거래소)를 통해 연중무휴(24/7) 토큰화 주식 거래에 대한 SEC 승인을 추진 중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은 필요하지 않다. 스프레처 회장이 지적한 아이러니는, 회사가 AI와 데이터 수익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 시장이 불확실성을 이유로 ICE의 주가를 저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밸류에이션 괴리: SaaS의 종말인가, 오해받는 비즈니스인가?

번스타인의 치네두 볼루(Chinedu Bolu) 애널리스트는 ICE의 세 부문 모두가 성장하고 있고 EPS(주당순이익)도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동종 업계 대비 상당한 할인율로 거래되고 있다는 모순을 지적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스프레처 회장은 그 원인에 대해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답했다. 그는 "우리가 'SaaS의 종말'이라는 흐름에 다소 휩쓸린 것 같다"며, 투자자들이 AI 시대에 데이터가 어떻게 소비되고 비용이 지불될지, ICE의 모기지 인프라와 같은 네트워크가 어떻게 진화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가 역풍이 아닌 순풍이며, 이미 수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복합기업 할인(conglomerate discount) 문제에 대해서도, 세 부문 모두 공유하는 고객 기반과 NYSE를 통해 구축된 신뢰가 전체를 부분의 합보다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연결 고리라고 반박했다.

에너지: 끝이 보이지 않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

ICE의 에너지 부문 매출은 3년 만에 거의 두 배로 증가했으며, 스프레처 회장은 이러한 성장세가 오히려 더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호르무즈 해협 긴장, 미국의 수출 지배력, 베네수엘라 이슈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재편은 새로운 참여자들을 ICE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더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단순히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 자체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참여자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면서 선순환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치마크와 관련해 스프레처 회장은 ICE가 브렌트유(Brent crude)를 북해산 원유(더 이상 유의미한 물량이 존재하지 않음)에서 "전 세계를 이동하는 선박에 실린 원유의 최적 가격"으로 재정의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영국 가스 시장에 대한 베이시스 트레이딩(basis trade) 수단으로 만들어졌던 TTF는 이제 해상 액화천연가스(LNG)의 글로벌 벤치마크가 되었다. 일본-한국 마커인 JKM 역시 아시아 무역 협정으로 가스 흐름이 재편됨에 따라 상당한 성장이 예상된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WTI와 쿠싱(Cushing)은 과거의 유산이며, ICE의 해상 기반 벤치마크 제품군이 구조적 거래량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점이다.

토큰화 주식, OKX, 그리고 24/7 시장의 종착지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발표는 ICE가 대체거래소를 통해 토큰화된 주식을 24/7 거래할 수 있도록 SEC에 신청했다는 스프레처 회장의 확인이었다. 그는 이 과정이 상당히 진척되었으며, 'Clarity Act' 통과를 기다릴 필요 없이 현행 미국 법 하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이니셔티브의 유통 파트너는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OKX다. 스프레처 회장은 OKX가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벌금을 납부하고 감시인을 수용하며 KYC/AML 프레임워크를 도입하는 등 의미 있는 컴플라이언스 변화를 거쳤다고 평가했다. 논리는 간단하다. ICE는 미국 주식에 대한 아시아 개인 투자자의 24시간 수요를 확보하고자 하고, OKX는 FINRA와 SEC의 감독을 받을 수 있는 경로를 원한다. 양측 모두가 원하는 바를 얻는 구조다.

스프레처 회장은 기관 투자자들이 당장 주말이나 야간 거래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임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주말과 야간 거래에 대한 광범위한 저항이 존재하며, 기존 인프라는 그렇게 설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며, ICE는 24/7 주식 거래가 어떤 형태가 되든 그 중심에서 규제된 인프라 계층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폴리마켓(Polymarket) 투자는 학습의 성격이 강하다. 스프레처 회장은 ICE가 진정한 DeFi 거래소가 미국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어떤 수정이 필요한지 이해하도록 돕는 동시에, ICE가 폴리마켓 데이터를 기관 고객에게 배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측 시장이 향후 스포츠와 정치를 넘어 경제 데이터로 확장되어, 기존 거래소 시장과 상호작용하거나 그 옆에서 새로운 가격 발견 메커니즘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두려움이 아닌 경외, 하지만 규제 심판이 다가온다

스프레처 회장이 하이퍼리퀴드를 언급한 부분은 이번 대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였다. 그는 플랫폼을 폄하하기는커녕 ICE 팀이 그들과 여러 차례 만났으며 그들을 "매우 똑똑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내가 더 젊었더라면 직접 해보고 싶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이퍼리퀴드가 어떤 지표에서는 나스닥(NASDAQ)보다 크며, 단 11명의 인력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짚었다. 하이퍼리퀴드는 전통적인 에너지 시장이 닫힌 주말에도 운영됨으로써 실제 수요를 포착했으며, 이는 중동 분쟁과 같은 주말 이벤트 발생 시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대한 ICE의 대응은 실용적이다. 주말 운영을 강행하기보다는 금요일 거래 시간을 늦게까지 연장하고 월요일 거래를 일찍 시작하여, 기관 고객이 원치 않는 완전한 주말 운영 없이도 시간적 공백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스프레처 회장이 제기한 더 깊은 문제는 규제다. 하이퍼리퀴드의 핵심 상품은 전통적인 정의에 따르면 도드-프랭크법(Dodd-Frank Act) 제7편의 적용을 받는 스왑(swap)이다. 그는 "이제 우리는 이것을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이라 부르며, 매우 높은 레버리지가 적용되고 유동성도 높다"며 "규제 당국이 선택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ICE의 로비 입장은 이러한 플랫폼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의 장을 요구하는 것이다. 즉, 규제 당국이 DeFi 플랫폼에 이를 허용한다면, ICE에도 동일하게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또한 스프레처 회장은 6월 11일로 예정된 스페이스X(SpaceX)의 IPO가 시장과 규제 당국이 DeFi의 가격 발견 기능을 어떻게 바라볼지 결정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퍼리퀴드는 이미 스페이스X 파생상품을 상장했으며, 그 가격이 실제 IPO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규제 당국이 얼마나 빨리 입장을 정하게 될지를 결정할 것이다.

블록체인 결제: ICE의 테스트는 성공했으나 확장성이 병목

스프레처 회장은 ICE가 이미 뉴욕증권거래소를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에 연결하여 자체 데이터 센터 내에서 내부적으로 운영해 보았음을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완전한 도입을 가로막는 장벽은 규제나 개념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다. 현재 어떤 블록체인도 ICE의 하루 1.7조 건에 달하는 거래량을 처리할 수 없다. 블록체인 검증 지연 시간은 마이크로초 단위의 알고리즘 매매와 양립할 수 없다. 그의 결론은 블록체인이 포지션 정산이나 즉각적인 담보 이동에는 적합하지만, 현대 시장의 실행 속도를 맞추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실제 거래 실행보다는 ICE의 6개 청산소 간 담보 이동을 토큰화하는 방식이 실용적이다. 이는 현재 시장에 떠도는 토큰화 관련 주장들보다 훨씬 신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각이다.

모기지: 아무도 예상치 못한 AI의 순풍

모기지 기술 부문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금리 하락이 리파이낸싱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는 가설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프레처 회장은 이 부문의 가치 제안을 금리 주기와는 무관한 방향으로 재정의했다. ICE의 네트워크는 미국 모기지의 90% 이상을 다루고 있으며, 이는 누가 누구와 거래하는지, 대출이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로 가는지, 증권화 과정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에 대한 독보적인 지형도를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이 데이터 세트가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이 이제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기초적인 감사 가능 계층(auditable layer)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 데이터 없이는 AI가 심사한 모기지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ICE는 앤스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와 협력하여 개별 기업 내부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의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네트워크 지형도 계층을 구축하고 있다. 베스타(Vesta)와 같은 AI 네이티브 진입자들의 위협에 대해 스프레처 회장은 단호했다. "그들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은 단순한 상황에서는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법적 압류 절차, 로보 서명 실패, 주별 규제 차이와 같은 예외적인 상황은 규제 당국이 집중하는 곳이자 신규 진입자들이 가장 준비되지 않은 영역이다. AI 심사 모기지에 대해 감사 가능한 데이터 계층 없이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명확한 입장은 ICE의 기존 네트워크에 대한 의미 있는 구조적 해자(moat)가 되고 있다.

사모 신용 데이터: 아폴로는 시작일 뿐

아폴로를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로 한 ICE의 사모 신용 데이터 이니셔티브는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앞서 있다. ICE는 아폴로 대출 1,100건을 아우르는 약 12,000건의 대출 문서를 처리했으며, 대출을 정의하는 350개의 고유 데이터 속성을 식별했다. 이 중 약 65개는 투자자가 신용 품질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항목이며, 20~25개는 유통 시장 거래를 위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하는 항목이다. 아폴로는 대출의 시가 평가(mark-to-market)에 따라 특정 유한책임사원(LP)들이 이 데이터 세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스프레처 회장은 현재 대부분의 주요 사모 신용 기업들이 이 프레임워크를 복제하기 위해 ICE와 논의 중임을 확인했다. 그는 과거 객장 트레이더들이 결국 공개 시장의 투명성을 받아들였던 것처럼, 사모 신용 시장도 결국 정보 공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비유했다. LP들의 요구와 더불어, 아폴로와 같은 기업들이 시장이 자신들의 대출 품질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ICE는 이러한 투명성 인프라를 위한 업계 공통 플랫폼(utility)이 되기 위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데이터 센터: 운 좋은 타이밍, 이제는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약 10년 전 동종 업계가 클라우드로 완전히 전환할 때 ICE가 자체 데이터 센터를 소유하고 독자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한 결정은 이제 의미 있는 매출 기여원이자 전략적 차별화 요소가 되었다. 스프레처 회장은 이것이 처음에는 통제 불가능하게 상승하는 클라우드 비용을 관리하기 위한 결정이었음을 솔직히 인정했다. 이후 이는 마이크로초 단위의 데이터 동기화를 요구하는 알고리즘 트레이더들을 위한 코로케이션(co-location) 비즈니스로, 최근에는 GPU 기반 AI 추론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현재 ICE는 NYSE 데이터 센터 인근에 거의 만실인 데이터 센터와 그와 비슷한 규모의 추가 확장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서비스 접근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는 계속해서 가속화되고 있다.

요약

스프레처 회장의 번스타인 발표를 통해 드러난 ICE는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암시하는 것보다 구조적으로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기업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촉매제들이 아직 시장에서 오해받거나 실적 수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뿐이다. 에너지 부문은 시장의 평가보다 더 지속 가능한 순풍을 맞고 있으며, 모기지 사업은 금리 주기 관련주가 아닌 데이터 인프라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토큰화 주식과 사모 신용 데이터 이니셔티브는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출시가 가까워진 새로운 수익원이다. NYSE 내부적으로 완료된 블록체인 결제 작업은 토큰화된 담보 이동이 시장 표준이 될 때 ICE가 뒤처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스프레처 회장이 전 과정에서 솔직하게 언급한 유일한 주의점은 '타이밍'이다. 24/7 주식 거래 이니셔티브는 SEC의 승인과 기관의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 사모 신용 데이터 플랫폼은 아폴로를 넘어선 업계 전반의 채택이 필요하다. 모기지 AI 기회는 확실하지만 규제가 엄격한 환경에서 천천히 발전할 것이다. 이 중 어느 것도 단기적인 실적 촉매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는 스프레처 회장이 약속한 일관되고 복합적인 유기적 성장 의제이며, 시장이 아직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핵심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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