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9,650억 달러 규모의 AI 공룡, 펜타곤과의 갈등과 일자리 파괴 논란 속을 항해하다
다리오 아모데이·다니엘라 아모데이 남매 블룸버그 인터뷰 (2026년 6월 10일)
앤스로픽(Anthropic)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AI로 인한 문명 붕괴 가능성을 10~25%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의 회사는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고, 처음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오픈AI(OpenAI)를 떠나 여동생 다니엘라와 함께 앤스로픽을 공동 창업한 다리오는 블룸버그의 에밀리 창과의 심층 인터뷰에서, AI의 실존적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초고속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회사의 모순적인 행보를 방어했다.
펜타곤의 퇴출과 국방의 딜레마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2026년 초 미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가 앤스로픽에 안전장치 없는 'Claude'의 전면 사용을 요구하면서 발생했다. 앤스로픽은 대규모 감시와 자율 무기 체계에 반대한다는 명확한 선을 그으며 이를 거부했고, 결국 2025년 오픈AI, xAI, 구글과 함께 따낸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도 불구하고 펜타곤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다리오를 "이념에 사로잡힌 미치광이"라고 비난했으나, 다리오는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것은 정부의 적절한 AI 활용 방식에 대한 논쟁입니다." 다리오는 창에게 말했다. "AI는 떠오르는 신기술입니다. 우리는 이 기술이 어떤 면에서 신뢰할 수 있고, 어떤 면에서 그렇지 않은지 아직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갈등을 적절한 사용 사례를 정립하기 위한 선례를 만드는 과정으로 규정하며, "우리는 모델의 사용 범위를 제한하기 위해 회사 전체의 미래를 걸 각오가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회사의 입장은 어색한 모순을 낳았다. 펜타곤에서 퇴출당했음에도 앤스로픽은 2024년부터 방산 업체 팔란티어(Palantir)와 협력해왔으며,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팔란티어의 'Maven Smart' 시스템을 통해 Claude를 AI 기반 타격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 이란의 한 여학교를 타격해 어린이 등 150명 이상이 사망한 사건에 Claude가 관여했는지 묻는 질문에 다리오는 비극임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우리의 레드라인을 위반하는 사용 사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의 논리는 인간의 최종 결정권을 유지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여기서 지켜진 원칙은 인간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것입니다." 그는 설명했다. "이보다 그 원칙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는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 등 "부활하는 권위주의 블록"에 맞서 미국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방산 분야와의 파트너십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미토스(Mythos)와 사이버 보안의 슈퍼무기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앤스로픽이 개발했으나 전면 출시를 보류한 '미토스(Mythos)'라는 새로운 AI 모델에 관한 내용이다. 이 모델은 주요 운영 체제 전반에서 수천 개의 사이버 보안 취약점을 식별해냈고, 이를 미리 접한 일부 관계자들은 이 모델을 "슈퍼무기"라 부르며 공개 출시를 자제해달라고 간청했다. 다리오는 기업들로부터 "이것은 슈퍼무기이니 총기 면허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제발 출시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이라는 이니셔티브를 통해 앤스로픽은 펜타곤 블랙리스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국(NSA) 등 일부 연방 기관에 미토스 접근 권한을 제공했다. 다리오는 이를 모델의 취약점 탐지 능력이 "비약적으로 도약"한 사례라고 설명하며, 그 능력 향상의 폭에 스스로도 놀랐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이 그러한 기술에 대한 접근 권한을 결정할 권한이 있느냐는 비판에 대해 다니엘라는 "사이버 보안에 관한 매우 구체적인 우려"에 근거한 결정이었다고 방어했다. 그녀는 사안의 복잡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이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혀왔으며,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리오는 제한적 출시가 마케팅 쇼라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이 모델을 출시하지 않음으로써 상업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반박했다.
일자리 파괴 질문과 수익 폭발
앤스로픽의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분기 연간 성장률은 전년 대비 80배, API 사용량은 17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과 지식 노동을 자동화하는 'Claude Code'와 'Claude Cowork' 같은 엔터프라이즈 제품이 성장을 견인하며 첫 흑자를 기록했다.
다리오는 일자리 대체 문제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설적이다. 그는 과거 AI가 1~5년 내에 모든 초급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절반을 없앨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그 예측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그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매우 우려스럽다. 같은 수준의 걱정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AI가 매우 빠른 GDP 성장과 높은 실업률, 혹은 적어도 저임금 일자리로 귀결되는 매우 이례적인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불편한 미래를 예고했다.
Claude Code와 Cowork 개발을 주도한 엔지니어 보리스 체르니는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현재 자신의 팀이 작성하는 코드의 "거의 전부"를 Claude가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 6개월간 자신이 작성한 코드의 100%가 AI에 의해 생성되었다고 밝혔다. "엔지니어링 업무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체르니는 말했다. "갑자기 초능력을 얻은 기분입니다." 그러나 그는 어두운 면도 인정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AI가 우리가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을 예상치 못한 속도로 해낸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1,000배 더 생산적일 것이기에 정말로 대비해야 합니다."
다리오는 젠슨 황과 같은 인물들이 제기한 "공포 마케팅"이라는 비판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그러한 비판을 "3초짜리 소셜 미디어 세상에 갇힌 실리콘밸리의 질병"이라며 "값싼 마케팅"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 '기술의 사춘기(The Adolescence of Technology)'를 통해 세금 정책과 새로운 직업군 발굴 등 구체적인 경제 정책 대응 방안을 제시했으나, 소셜 미디어의 짧은 영상들이 자신의 미묘한 입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결책으로 그는 물리적 세계 경제의 확장, 인간 중심의 관계형 일자리, AI 시스템을 관리하는 역할 등을 제시했으나, 마지막 범주가 얼마나 넓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다니엘라는 AI가 진단을 담당하고 인간은 환자의 마음을 살피는 의료 분야를 예로 들며 좀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엔터프라이즈 베팅과 SaaS의 종말
앤스로픽이 소비자용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전략적으로 집중한 것은 가치관과 비즈니스 측면 모두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다리오는 "자신의 가치관과 근본적으로 충돌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자신의 가치를 배신하거나, 아니면 도태되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참여와 광고 기반의 소셜 미디어 모델과 대조적으로, 생명공학, 제약, 에너지 분야에서 "AI를 통해 이전에는 치료할 수 없었던 질병을 치료하고 에너지를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Claude Cowork의 출시는 트레이더들이 'SaaSpocalypse(SaaS의 종말)'라 부르는 사태를 촉발했다. 시장이 전통적인 소프트웨어가 AI로 얼마나 대체될지 가늠하면서 소프트웨어 관련 주식의 시가총액 2,850억 달러가 하룻밤 사이에 증발했다. 다리오는 "일부 기업은 가치가 하락하거나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도산할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개별 기업은 위협받을지라도 전체 소프트웨어 산업은 오히려 확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픈AI 결별과 창업 비화
아모데이 남매는 2021년 5명의 공동 창업자와 함께 오픈AI를 떠났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 팀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결별 이유를 묻자 다리오는 샘 올트먼과의 신뢰 문제를 과거보다 더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상대를 신뢰할 수 없고, 그들의 가치관이 말과 다르며, 정직하지 않다고 느낄 때 함께 일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가 말했다. "비전이 다르고 신뢰가 없는데 왜 논쟁합니까? 해결책은 각자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오픈AI 시절 다리오는 더 많은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를 투입하면 모델이 개선된다는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s)'을 개발했다. "당시에는 규모 확장이 모델을 똑똑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는 회상했다. 이 접근 방식은 오픈AI 모델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높여 ChatGPT의 토대가 되었지만, 철학적 차이는 좁힐 수 없었다.
창업 팀은 팬데믹 기간 동안 샌프란시스코의 프레시타 공원(Precita Park) 잔디밭에 의자를 놓고 무엇을 만들지 논의했다. 앤스로픽은 처음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했으며, Claude는 '헌법'과 같은 원칙을 따르도록 훈련받았다. 다니엘라는 Claude의 가치관이 어디서 오느냐는 질문에 "UN 세계인권선언과 같은 인류 역사의 주요 문서"를 언급하며, 종교 지도자들과도 "종교를 초월해 일관된 핵심 가치"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규제 입장과 정부의 개입
다리오는 AI 규제와 관련해 정치권 양쪽 모두를 겨냥했다. 그는 "기술에 대한 투명성이나 수출 통제조차 기술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규제에 반대하다가, "첫 번째 위험이 감지되자마자 국유화나 정부의 강제 개입을 주장하는 실리콘밸리 기술계의 특정 그룹"을 비판했다.
"그들은 극단적인 반규제주의자에서 갑자기 공산주의식 정부 개입주의자로 요요처럼 왔다 갔다 합니다." 그가 말했다. "우리는 좀 더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가 선호하는 프레임워크는 "모델의 출시 전 테스트와 감사를 의무화하는 기본적인 규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첫날 바이든의 AI 행정명령을 폐기하며 거부했던 방식이기도 하다.
전 AI·암호화폐 차르였던 데이비드 색스가 대변한 백악관의 입장은 "과도한 규제가 이제 막 꽃피우려는 AI 산업을 죽일 수 있다"며 방관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미토스 개발과 그에 따른 국가 안보적 함의는 가장 강력한 AI 모델을 통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행정부의 생각을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다리오는 또한 중국에 AI 칩을 판매하는 칩 제조사들을 "북한에 핵무기를 파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민주주의 진영이 AI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지는 것은 매우 나쁜 일"이라며 "중국에 대한 칩 수출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칩 파트너들이 "분명히 그 견해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내 발언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매의 역할과 기업 문화
이번 인터뷰에서는 다니엘라가 전 경영진을 총괄하며 일상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다리오는 직접적인 보고 체계 없이 연구에 집중하는 독특한 기업 구조가 드러났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유롭습니다." 다리오가 말했다. "덕분에 다른 방식으로는 하기 힘든 일들을 훨씬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창이 "그녀가 모든 일을 다 하는군요"라고 농담하자 다리오는 "전쟁부(펜타곤)와 겪은 일들을 당신이 직접 겪어봤다면..."이라며 말을 돌렸다.
다니엘라는 그들의 상호보완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다리오는 중학교 때 미적분을 배우고 고등학교 때 UC 버클리에서 수학 수업을 들을 정도로 과학에 몰두한 반면, 자신은 "독서와 예술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그들은 2016년과 2018년 각각 오픈AI에 합류하기 전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다니엘라의 남편 홀든 카노프스키와 함께 살았다. "다리오와 저는 어릴 때부터 매우 가까웠지만, 항상 함께 큰일을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니엘라가 말했다.
다리오는 압박감을 관리하는 핵심으로 내부 소통을 꼽았다. 그는 2주마다 '전사 회의(all-hands meeting)'를 열어 "내 생각과 업계 상황,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한 시간 동안 가감 없이 공유한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나와 같은 페이지에 있는 3,000명의 동료"를 만들어내며, 외부 도전에 직면할 때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는 엄청난 증폭기"가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존적 위험과 오펜하이머의 질문
그가 즐겨 읽는 '원자폭탄 만들기(The Making of the Atomic Bomb)'와 관련해 오펜하이머와의 유사성을 묻자, 다리오는 대신 "연쇄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레오 실라르드(Leo Szilard)에게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는 오펜하이머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실패 사례"로 보며, "우리는 영웅적인 인물이나 모든 것의 중심에 서려는 인물들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가 앞서 언급한 문명 붕괴 가능성 10~25%에 대해 다리오는 "기술의 단순한 레시피, 세계 여러 나라와 기업들의 존재라는 현실에서 비롯된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사에 비유했다. "우리 회사가 다른 항공사보다 10배 더 안전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당신에게 '당신의 비행기는 절대 추락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어떨까요?" 창이 25%의 추락 위험이 있는 비행기에 탈 사람은 없다고 지적하자 다리오는 답했다. "25%는 너무 높습니다. 우리는 그 확률을 훨씬 더 낮추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앤스로픽이 개발하는 기술이 그러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절대 아니길 바란다"면서도 "확률이 0이 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앤스로픽의 역할을 피할 수 없는 경쟁 속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지가 되려는 노력으로 정의했다.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의 절반은 위험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입니다." 근본적인 전제는 누군가는 결국 고성능 AI를 만들 것이기에, 그 개발자가 안전을 우선시하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다리오는 주말에 가끔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 '칼립소'라는 이름의 말을 돌보며 스트레스를 푼다. "그 말은 이런 복잡한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냥 행복한 말이죠." 그는 말과 함께 앉아 있는 것이 일종의 선(禪)과 같다고 묘사했다.
실리콘밸리의 신뢰 위기 속에서 왜 앤스로픽을 믿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다리오는 "불신에서 시작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며 "실리콘밸리는 세상의 신뢰를 많이 잃었으며, 이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인정했다. 그의 답변은 명확했다. "우리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우리는 실제로 다르다'는 것이며, 이는 우리가 하는 행동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그 말이 사실로 판명될지는 앤스로픽이 안전이라는 사명과, 세기적 기술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닥쳐오는 상업적·정치적 압박 사이의 긴장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