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록(Epiroc), 광산 수요 힘입어 9분기 연속 수주 성장…텅스텐 부담 완화 및 환율 역풍 감소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2026년 7월 17일
스웨덴의 광산 장비 제조사 에피록(Epiroc)이 또다시 두 자릿수 유기적(organic) 수주 성장세를 기록했다. 2분기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73억 SEK를 기록하며 9분기 연속 유기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조정 EBIT 마진은 장비 인도량 증가와 효율성 개선 노력에 힘입어 전 분기 19.7%에서 20.1%로 상승하며 지속적인 환율 역풍을 상쇄했다. 헬레나 헤드블롬(Helena Hedblom) CEO는 탐사 부문이 "가장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는 사업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그녀는 "탐사 활동은 광업계의 장기적인 신뢰와 향후 프로젝트 개발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예상보다 빨랐던 장비 생산 확대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1분기 수주 급증분을 매출로 전환한 속도다. 장비 부문 수주액은 유기적으로 30% 성장했으며, 전체 그룹 매출에서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보다 의미 있게 상승한 36%를 기록했다. 리드타임은 평소 수준을 유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통상적인 리드타임이 9개월임을 감안할 때 생산 확대가 지나치게 앞당겨진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하칸 폴린(Håkan Folin) CFO는 생산 확대가 1분기 수주 급증 이후가 아닌 2025년 하반기부터 이미 시작됐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1분기 이후에 생산을 늘린 것이 아니라 2025년 하반기부터 이미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헤드블롬 CEO는 인도, 중국, 스웨덴, 미국 전역의 제조 역량을 활용해 생산을 병행하고 있다며 "생산 능력 측면에서 문제는 없다. 다만 인력 확보와 교육, 부품 수급 관리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진은 장비 매출이 2026년 하반기까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텅스텐 부담 사실상 해소
이번 분기 주요 변수였던 텅스텐 원가 부담은 크게 완화됐다. 텅스텐 가격은 1분기 'Tools & Attachments' 부문 마진을 1%포인트 이상 갉아먹었으나, 폴린 CFO는 고객 대상 할증료 부과와 재활용 프로그램 덕분에 사업부 차원에서는 "사실상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확인했다. 씨티(Citi)의 클라스 베르겔린드(Klas Bergelind)는 텅스텐 영향을 제외할 경우, 2분기 'Tools & Attachments' 부문의 전년 대비 마진 개선 폭이 1분기보다 약해 보인다고 지적하며, 이는 순수하게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낮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폴린 CFO는 이에 동의했다. 한편, 해당 부문의 수주 성장률이 1분기 9%에서 2분기 4%로 둔화된 것은 연초 텅스텐 가격 인상을 앞두고 발생했던 가수요가 정상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비스 부문 성장 둔화는 일시적 현상
서비스 부문 수주액은 유기적으로 6% 성장하며 1분기(12%) 대비 둔화했다. 이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에피록이 경쟁사들에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경영진은 이번 둔화가 핵심 부품 및 서비스 사업의 수요 위축이 아닌, 장비 중기 업그레이드(midlife upgrades) 물량의 일시적 변동성에 따른 결과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헤드블롬 CEO는 "다른 요인은 없다. 서비스 전 부문에서 건강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번 분기에 중기 업그레이드 물량이 적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카린 라르손(Karin Larsson) IR 총괄은 "중기 업그레이드는 에피록 입장에서 매우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며, 분기별 변동성은 존재하나 마진을 훼손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영진은 노후화된 장비와 장비의 고도화가 향후 애프터마켓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장비 수명 2년 차부터 부품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며 6~10년간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환율 역풍, 긍정적 전환 가능성
외환 변동은 지난 5분기 동안 'Equipment & Service' 부문 EBIT에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폴린 CFO는 비교 대상이 되는 기저 효과가 정상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매출과 수주에 미치는 환율 영향은 이전 대비 1%포인트 내외로 좁혀졌다. 그는 분기 중 달러 대비 크로나 환율이 9.20 SEK에서 9.71 SEK까지 변동하는 등 환율 변동성이 재무제표에 노이즈를 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도, 현재 수준에서 환율이 안정될 경우 3분기에는 환율 역풍이 최근 분기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시사했다.
'Tools & Attachments' 마진 회복, 구조적 문제 아닌 시장 상황에 달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맥스 예이츠(Max Yates)는 STANLEY Infrastructure 인수 이후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할 때, 'Tools & Attachments' 부문이 2021~2022년 수준인 18% 마진을 회복할 수 있는지 질문했다. 폴린 CFO는 18%는 "매우 높은 수준"이었으며 역사적 평균 마진은 17%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또한 STANLEY 인수 당시 EBITDA 마진은 15~20%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 구조나 펀더멘털에 변한 것은 없다. 시장이 다시 강세를 보인다면 과거 수준으로 회복할 기회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건설 및 인프라 시장 회복을 모델링하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데이터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핵심인 'Equipment & Service' 부문의 증분 마진(incremental margin)은 1분기 66%에서 2분기 약 30%로 하락했다. 다만 1분기 수치가 매출 성장률 2%를 대상으로 한 것인 반면, 2분기는 13% 성장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헤드블롬 CEO는 구체적인 증분 마진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채 생산 능력 확대와 병행되는 효율성 제고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장비 인도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믹스 효과가 마진을 압박하지 않겠냐는 한델스방켄(Handelsbanken) 구스타프 슈베린(Gustaf Schwerin)의 질문에 대해서도 헤드블롬 CEO는 "믹스 효과는 불가피하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2018년 상장 이후 8년, 복리 성장의 기록
폴린 CFO는 2018년 분사 상장 이후 에피록의 장기적인 복리 성장 기록을 강조했다. 수주액 80% 증가, 매출 및 조정 EBIT 각각 83% 증가, 주당순이익(EPS) 94% 증가, 영업현금흐름 2배 이상 증가가 그 성과다. 그는 보고된 EBIT와 조정 EBIT가 모두 연간 8%씩 성장했다는 점을 들어 경영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보이는 것이 곧 실체"라고 말했다.
재무 건전성 지표도 견조했다. 순부채는 전년 133억 SEK에서 114억 SEK로 감소했으며, 순부채/EBITDA 비율은 0.82배에서 0.75배로 개선됐다. 투하자본수익률(ROCE)은 수익 감소로 인해 전년 대비 20.2%에서 19.3%로 하락했으나, 1분기 18.5% 대비로는 개선세를 보였다. 폴린 CFO는 이를 두고 한동안 정체됐던 지표가 순차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한 신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