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ckFin

Oracle: 서버 랙 소형화와 이연수익 증가, 월가가 간과하는 AI 수익화의 본질

도이치뱅크 2026 테크놀로지 컨퍼런스, 2026년 8월 26일

마이크 시실리아(Mike Sicilia) Oracle 공동 CEO는 도이치뱅크 제20회 연례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 참석해,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이 거래 주기 둔화로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자사의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및 인프라 사업이 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도이치뱅크의 브래드 젤닉(Brad Zelnick)과 대담을 나눈 시실리아 CEO는 멀티 클라우드 도입 현황, 규제 산업을 겨냥한 인프라 폼팩터 소형화, 그리고 AI를 통한 구현 기간 절반 단축 등 구체적인 사례를 공개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자본지출(Capex)과 매출 가이던스를 통해서만 추정해왔던 Oracle의 성장 스토리에 실질적인 운영상의 증거를 더해주는 내용이다.

계속 줄어드는 랙 수, 자본 집약도에 미치는 영향

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프라 폼팩터에 관한 것이었다. 시실리아 CEO는 Oracle이 이제 Fusion 애플리케이션과 Oracle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한 모든 기능을 갖춘 OCI(Oracle Cloud Infrastructure)를 단 6개의 랙만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담 초반에 언급했던 12개 랙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업계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구축과는 차별화된, 자본 집약도가 낮은 새로운 성장 경로를 열어주기 때문이다. 그는 "이 데이터센터들은 이미 전력이 공급되고 있다. 약간의 개조나 냉각 장치 교체는 필요할 수 있지만, 새로 건물을 짓거나 토지를 매입하고 전력 수급 계획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온프레미스 인프라를 교체하려는 은행, 유틸리티, 대형 의료 시스템 기업들이 이미 전력이 확보된 기존 데이터센터 공간에 Oracle의 소형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바로 설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력 확보가 AI 인프라 성장의 최대 병목인 시장 상황에서, Oracle은 소형 폼팩터를 통해 이러한 제약을 완전히 우회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시장의 멀티플 평가에서 더 주목받아야 할 대목이다.

멀티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모멘텀, AWS 본격화로 기대감 고조

시실리아 CEO는 현재 Oracle이 멀티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파트너십을 통해 Amazon과 22개 리전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Azure 및 Google과 진행한 협업에 이은 성과다. 그는 4분기 멀티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매출의 400% 성장이 "대부분 초기 파트너십에 집중된 것이며, Amazon 파트너십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AWS 리전이 이제 막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가장 최근이자 잠재력이 가장 큰 하이퍼스케일러와의 관계가 이제 막 기여를 시작했음을 의미하며, 현재 보고된 성장률이 실제 파이프라인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그는 AWS의 기존 고객층과 Oracle 데이터베이스 고객층 사이에 상당한 중복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AWS 파트너십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된 수요를 이끌어내는 전략임을 강조했다.

이연수익 격차의 이유: 엔터프라이즈는 가속화, 중소기업(SMB)은 부진

젤닉은 Oracle의 이연수익(Deferred Revenue)이 수 분기째 당기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수주 강도의 신호로 주목해온 지표다. 시실리아 CEO는 최근의 부진이 특히 SMB 부문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NetSuite가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을 뒤흔든 AI발 'SaaSpocalypse(SaaS 종말론)'에 대한 공포와 맞물려 "영업 주기가 다소 둔화"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기업 및 정부 기관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정부와 대기업 시장에서는 성장이 둔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Fusion 애플리케이션과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내장된 AI 기능 덕분에 성장이 가속화되었다." 그는 또한 Oracle 설치 기반의 절반 정도가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을 마쳤다고 언급하며, 특히 레거시 시스템 전환이 가장 느렸던 금융, 유틸리티, 의료 분야에서 향후 수년간의 성장 여력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AI, 구현 기간 단축: 의료 분야의 구체적 성과

시실리아 CEO는 AI의 운영상 영향에 대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사례를 제시했다. 미국 보훈부(Veterans Administration)의 전자건강기록(EHR)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 AI 도구를 활용해 레거시 커스터마이징을 표준화된 Fusion 배포 경로로 매핑함으로써 구축 기간을 기존 18개월에서 8개월로 단축했다. 동일한 컨설턴트와 인력을 투입하고도 거둔 성과다. Oracle의 이연수익 잔액이 인식된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은 구축 기간 단축을 통해 이 잔액의 매출 인식을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는 AI 서사가 단순히 모호한 생산성 향상 주장이 아니라, 즉각적인 재무적 메커니즘과 직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토큰 수익화 모델, 내부적으로도 시행착오 중

수익화 구조와 관련해 시실리아 CEO는 Oracle이 단일 모델로 수렴하기보다 토큰 번들, 사용량 기반 에이전트 요금제, 성과 기반 요금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 인프라를 아우르는 풀스택 포지션을 통해 고객의 필요에 맞는 가격 구조를 매칭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토큰 소비의 예측 불가능성을 보여주는 내부 사례도 공개했다. Oracle 내부 영업팀이 코딩 도구인 Codex를 사용하다 예상보다 훨씬 큰 비용이 발생하자, 회사 측이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토큰 제한을 조금 걸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백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의 깔끔하고 예측 가능한 AI 수익화 곡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현실 점검이 된다. Oracle조차도 내부적으로 거버넌스와 비용 통제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버티컬 전략과 데이터베이스 해자(Moat)가 핵심

시실리아 CEO는 핵심 금융, 의료 기록, 유틸리티 그리드 관리, 숙박 예약 시스템 등을 아우르는 Oracle의 수십 년 된 산업 버티컬 전략이 AI 시대에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성과 기반의 비즈니스 논의를 위해서는 범용 AI 도구가 복제할 수 없는 도메인 특화 튜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Oracle의 의료 데이터베이스 배포에 적용된 환자 수준의 암호화 키를 경쟁사가 복제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내재된 차별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생산성 혁신에 대한 과도한 우려도 경계했다. AI가 엔지니어당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필요 없다는 식의 'SaaSpocalypse' 공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규제 산업의 미션 크리티컬 워크플로우에서 쌓아온 수십 년의 도메인 전문성이야말로 범용 AI 도구가 침범할 수 없는 강력한 해자라고 역설했다.

면책 조항: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 조언이나 유가증권의 매수, 매도, 보유를 권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당사의 애널리스트는 기업 이벤트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다루지만 실수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항상 본인의 판단 하에 실사(Due Diligence)를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표현된 견해와 의견은 DruckFin의 입장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문에 사용된 모든 정보를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않았으며, 오류나 누락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격을 갖춘 재무 고문과 상담하십시오. DruckFin 및 그 계열사는 본 콘텐츠를 신뢰하여 발생하는 어떠한 손실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전체 약관은 당사의 이용약관을 참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