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립 부 탄, 에이전트 AI와 엣지 컴퓨팅으로 반도체 거인 부활 노린다
No Priors 팟캐스트, 2026년 6월 18일
66세의 립 부 탄(Lip Bu Tan)은 기술 업계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히는 인텔(Intel)의 턴어라운드를 맡았다. 전설적인 반도체 투자자이자 케이던스(Cadence) 전 CEO인 그는 'No Priors' 팟캐스트와의 폭넓은 대담에서 자신의 전략이 AI 컴퓨팅 아키텍처의 근본적인 변화에 맞춰져 있음을 밝혔다. 탄 CEO는 업계가 변곡점에 도달했으며, 에이전트 AI(Agentic AI)와 추론 워크로드로 인해 CPU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학습 단계에서 1대 8 수준인 CPU 대 GPU 비율이 에이전트 AI 시대에는 1대 4 혹은 그 이상으로 개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텔 부활을 이끄는 에이전트 AI 테제
탄 CEO의 가장 중요한 통찰은 AI 컴퓨팅의 경제성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가 AI 학습을 위한 GPU 구축에 열광하는 동안, 그는 다른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고 본다. 그는 "현재 에이전트 AI와 추론 분야에서 CPU 수요가 매우 높다"며, "어떤 면에서는 내 CPU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설명했다. 이는 엔비디아(Nvidia) GPU가 주도하는 AI 인프라 붐에서 사실상 소외되었던 인텔에게는 극적인 반전이다.
그는 기술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AI 모델 개발자들로부터 "강화 학습 측면이나 모든 에이전트를 조율하고 가동하는 속도 면에서 CPU가 실제로 더 낫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전했다. 탄 CEO의 테제가 입증된다면 이러한 아키텍처 변화는 AI 인프라의 경제성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대규모 중앙 집중식 GPU 클러스터보다는, CPU가 엣지(Edge)에서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과 추론을 처리하는 분산 컴퓨팅이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전략적 투자
탄 CEO는 의외의 파트너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인텔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공격적으로 나섰다. 미국 정부는 CHIPS법(반도체지원법) 자금을 통해 주요 주주가 되었는데, 탄 CEO는 이를 TSMC가 초기 대만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사례에 비유하며 정당성을 부여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자했고, 현재 그 가치가 250억 달러로 급등했다는 점이다. 소프트뱅크(SoftBank)의 손정의 회장 또한 투자에 참여했으며, 탄 CEO는 소프트뱅크 이사회 시절부터 이어온 오랜 인연을 언급했다.
이러한 자본 수혈은 그가 부임 당시 "끔찍하다"고 표현했던 인텔의 재무제표를 개선했다. 또한 이 파트너십은 경쟁사라 할지라도 반도체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위해서는 여러 역량 있는 파운드리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인식을 보여준다. 특히 젠슨 황의 투자는 엔비디아가 인텔을 파운드리 고객사, 공급업체, 혹은 TSMC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헤지(Hedge) 수단으로서 가치 있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론 머스크와의 협력과 테라팹(Terafab)
인텔과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테라팹(Terafab)' 협력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가장 파격적인 파트너십 중 하나다. 탄 CEO는 머스크를 "이번 세기 최고의 기업가"라고 치켜세우며, 두 사람 모두 "반도체 인프라가 AI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라팹 프로젝트는 머스크의 자체 제조 시설 구축을 목표로 하며, 인텔은 생산 가속화를 위해 기술 및 공정 지원을 제공한다.
탄 CEO는 이 협력을 "매우 신선하다"고 평가하며, 머스크가 전통적인 제조 방식의 "모든 단계를 근본적으로 질문한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클린룸 내 흡연 허용을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탄 CEO는 "클린룸의 일부 구역에서는 가능할지도 모른다"며 외교적으로 답하면서도, 기존 통념에 도전하는 열린 자세를 유지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인텔은 테슬라의 차량 및 로봇용 반도체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제조 방식을 개척할 발판을 마련했다.
문화적 혁신과 조직 개편
인텔 내부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는 문화적 측면에서 일어났다. 스타트업 환경에 익숙했던 탄 CEO에게 인텔의 관료주의는 숨 막히는 것이었다. 그는 "스타트업 문화에 익숙해 빛의 속도로 움직이던 나에게 회의의 연속인 관료주의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대응은 신속했다. 모든 엔지니어링 조직이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체계를 바꿔, 엔지니어 출신 CEO로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을 수정해야 하는지" 즉각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탄 CEO는 인텔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고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어가고, 걷고, 달리는(crawl, walk, run)' 전략을 도입했다. 그는 헤드헌팅 업체 없이 자신의 방대한 업계 인맥을 활용해 직접 임원 채용을 처리한다. 팀의 평균 연령은 40~50대이지만, 이제는 AI 워크로드와 오픈소스 개발을 이해하는 젊은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그는 "최신 AI 및 머신러닝 분야에서는 이제 아들이 내 스승이 되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탄 CEO는 과거 인텔을 "낡은 유산에 의존하는 스프레드시트 회사"라고 평가하며, 이를 설계, 영업, 마케팅, 운영 전반에 걸쳐 "AI가 내재화된"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조 중심 기업이 소프트웨어와 AI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의미한다.
파운드리 전략과 첨단 패키징
인텔의 파운드리 야망에 대한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탄 CEO는 미국 반도체 독립을 위해 자본 집약적인 이 사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이것이 미국과 업계 모두에 매우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위해 TSMC의 대만 집중을 넘어선 지리적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텔의 로드맵에는 14A(1.4나노) 공정 도입과 1나노 및 0.7나노 공정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탄 CEO는 전통적인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한계에 직면했음을 인정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질화갈륨(GaN), 탄화규소(SiC), 인듐인(InP) 등 신소재를 도입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분야의 기업들에 개인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인텔에 소재 과학 전문성을 이식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 또한 중요한 병목 구간이다. 인텔의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 기술은 TSMC의 CoWoS와 경쟁하고 있지만, 탄 CEO는 유리 기판과 열 관리를 위한 인공 다이아몬드 등 차세대 솔루션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유리 패키징 기술을 위해 3DGS에, 방열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에 투자했다. 또한 인텔은 인도 정부와 협력하여 인도와 뉴멕시코에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모듈 조립 전문성이 최첨단 노광 공정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물리적 한계와 소재 과학 혁신
반도체 미세화가 물리적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탄 CEO는 도전 과제임을 인정하면서도 우회로에 대해 낙관했다. 그는 미래 공정 노드에 대해 "10나노와 7나노는 보이지만, 갈수록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해결책은 기판 업체 및 장비 제조사와의 파트너십, 그리고 신소재 연구다.
그는 엔지니어적 사고방식을 드러내며 "엔지니어의 장점은 벽에 부딪히면 그 벽을 뛰어넘거나 돌아갈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은 그의 투자 철학에도 적용되어, 반도체 생태계의 병목 현상을 타깃으로 한다. 최근 광학 인터커넥트를 위한 Celestial AI, 인터커넥트 솔루션을 위한 Cradle Semiconductor(Astrella Labs가 인수) 등에 투자한 것이 그 예로, 모두 AI 클러스터의 속도 제약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반도체 벤처 투자 프레임워크
수년간 벤처 캐피털(VC) 업계에서 반도체가 외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탄 CEO는 투자 원칙을 고수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238개 기업에 투자하여 159건의 IPO와 126건의 M&A 엑시트를 기록했으며, 그중 38%가 미국 기업이다. 그의 프레임워크는 실제 병목 지점을 파악하고,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을 조기에 확보하며, 단일 창업자에 의존하기보다 강력한 팀을 갖춘 기업을 선정하는 데 집중한다.
탄 CEO는 18년 전 벤처 투자사들에게 반도체 사업을 피칭할 때 투자자들이 회의실을 나가거나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없느냐"고 묻던 시절을 회상했다. 이제 젠슨 황의 엔비디아가 5조 3,000억 달러, 브로드컴(Broadcom)과 TSMC가 각각 2조 달러, AMD가 8,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가치를 지니게 되면서 반도체 투자는 다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본 집약성, 경기 순환성, 고객 전환 비용은 여전히 실질적인 도전 과제라고 경고한다.
그는 반도체 스타트업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첫 번째 고객을 확보하고, 하이퍼스케일러와 같은 확장성 있는 고객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좋을 때나 힘들 때나 함께할" 장기적인 공동 투자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며, 많은 투자자가 문제가 생기면 "떠나버린다"고 지적했다. 지리적 인재 밀집도 또한 중요하며, 그는 실리콘밸리, 오스틴, 이스라엘을 핵심 허브로 꼽았다. 특히 이스라엘 기업가들의 회복탄력성을 높이 평가하며, "공습 경보가 울려 지하로 대피해야 하고 인터넷 연결이 좋지 않아 음성 통화로 회의를 이어가야 했던" 상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엣지 컴퓨팅과 애플리케이션 중심 전략
탄 CEO의 제품 전략은 대규모 중앙 집중식 데이터 센터에만 매몰되지 않는 엣지 및 클라이언트 컴퓨팅에 대한 역발상적 베팅을 보여준다. 그는 현재 AI 인프라의 "대규모 구축"을 인정하면서도, 업계가 수요 부족이 아닌 "공급 제약" 상태라고 믿는다. 더 중요한 것은 범용적인 구축이 아니라 특정 애플리케이션이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인프라 구축의 끝에는 결국 어떤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것인가를 봐야 한다"고 탄 CEO는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시대에 아마존(Amazon)과 넷플릭스(Netflix)가 승자로 떠오른 반면 다른 기업들은 사라지거나 인수되었던 사례를 들었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그의 집중은 로봇공학, 물리적 AI, 에이전트 시스템이 상시 클라우드 연결보다는 로컬 컴퓨팅을 필요로 하는 엣지 컴퓨팅으로 직결된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 중심적 시각은 채용 전략에도 반영된다. 탄 CEO는 전통적인 반도체 전문성을 넘어 풀스택 솔루션을 구축할 소프트웨어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서버와 PC를 인간에게 제공했다면, 이제는 수백만 개의 에이전트가 컴퓨팅 자원에 접근하고 소프트웨어 스택을 활용해야 하는 새로운 차원의 시대가 열렸다"고 언급했다. 이는 인텔이 에이전트와 로봇이 엣지에서 막대한 컴퓨팅 수요를 창출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0년 비전과 투자자 기대치
탄 CEO는 인텔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5~10년 내 주주들에게 10배 수익을 제공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이는 그가 케이던스 CEO 재임 시절 임시 CEO부터 이사회 의장 퇴임까지 약 76배의 수익을 안겨주었던 성과와 맥을 같이 한다. 그는 인텔의 더 큰 규모를 고려할 때 도전적인 목표임을 인정하면서도, 10배 성과를 지향하는 벤처 캐피털 마인드셋을 유지하고 있다.
2030~2032년을 내다보며 탄 CEO는 IP, 수율, 결함 밀도, 사이클 타임 개선이라는 빌딩 블록이 쌓이면서 인텔의 파운드리 잠재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믿는다. 제품 측면에서는 PC 클라이언트에서 엣지 컴퓨팅, 물리적 AI, 에이전트 AI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는 에이전트 AI와 물리적 AI 분야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탄 CEO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새롭게 열리는 시장의 규모다. 그는 인텔을 "더 나은 기술을 활용해 도약할 수 있는 여러 스타트업 문화의 집합체"로 정의했다. 인텔 주가는 그가 CEO로 부임한 14개월 동안 이미 6배 상승했지만, 탄 CEO는 이를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본다. 그의 자신감은 아직 구축 중인 AI 인프라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았으며,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 현재의 중앙 집중식 GPU 중심론보다 분산 컴퓨팅이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테제에 기반한다.
정부 파트너십과 산업 정책
탄 CEO는 미국 정부가 인텔의 주요 주주라는 독특한 위치를 바탕으로 반도체 분야의 정부 역할에 대해 미묘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를 인프라 사업에 필수적인 요소로 규정하며, TSMC의 정부 지원 사례를 언급하고 "자본 집약적인 사업과 인프라 구축에는 자본에 대한 접근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역사적으로 산업 정책을 꺼려왔던 미국 비즈니스 문화의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또한 그는 이해 상충 문제로 사임을 요구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 아침 요청 등 정치적 난관을 헤쳐 나갔다. 탄 CEO는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자랐고 MIT를 졸업한 후 미국에 살며 한 번도 미국 밖에서 산 적이 없다"는 자신의 미국적 정체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그의 유임을 허용했다. 이 에피소드는 연방 정부가 일부 소유한 기업을 이끌면서 민간 부문의 규율을 유지해야 하는 경영자의 정치적 복잡성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