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시스템즈, 구독 비중 50% 돌파 속 가이던스 상향… 생명과학 부문은 여전히 재건 과제 안아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 및 런던 인베스터 이벤트 (2026년 10월 28일)
M&A와 환율 효과 반영해 가이던스 상향… 한결 명더해진 실적 분기
다소시스템즈(Dassault Systèmes)의 3분기 매출은 15억 5,2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하며 목표치 최상단에 부합했다. 영업이익률은 150bp 상승한 31.6%를 기록했고, 주당순이익(EPS)은 환율 효과를 제외할 경우 8% 증가한 0.32유로를 나타냈다. 회사는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 범위를 기존 3~5%에서 4~5%로 좁히며, 매출액 기준으로는 63억 9,900만~64억 5,900만 유로로 수정했다. 중간값 기준으로는 7,300만 유로 상향된 수치다. 또한 영업이익률 전망치도 기존 32.2~32.6%에서 32.5~32.7%로 높였으며, EPS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6%에서 6~7%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가이던스 상향에는 맥락적 이해가 필요하다. 제퍼리스(Jefferies)의 찰스 브레넌(Charles Brennan) 애널리스트는 이번 상향이 4분기 실적에 대한 보이지 않는 하향 조정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루벤 베르크만(Rouven Bergman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를 반박하며 세부 산식(브릿지)을 제시했다. 3분기 실적이 중간값을 약 1,500만 유로 상회했으며, 아리스글로벌(ArisGlobal)이 4분기에 3,000만~3,500만 유로를 기여하고, 나머지는 환율 효과라는 설명이다. 베르크만 CFO는 "당사의 유기적 성장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4분기 가이던스는 아리스글로벌의 2%포인트 기여분을 포함해 5~8%의 매출 성장률, 37.2~37.8%의 영업이익률, 0.42~0.43유로의 EPS를 제시하고 있다. 케플러 셰트뢰(Kepler Cheuvreux)의 로랑 도르(Laurent Daure)는 4분기 중간값이 비교적 수월한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비해 다소 부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영진은 중간값 달성이 "매우 확실하다(very secured)"고 밝혔으나 상단 도달 가능성을 시사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유기적 성장 전망 상향은 미미하며, 상향분의 대부분은 인수합병(M&A)과 환율 효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구독 매출, 전체의 절반 고지 넘어
가장 중요한 구조적 지표는 연간반복매출(ARR)에서 구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전 46%에서 50%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 비중은 2025년 3분기 이후 매 분기 약 1%포인트씩 상승해왔다. 총 ARR은 6% 증가한 45억 50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베르크만 CFO는 구독 런레이트(run rate)가 "중반대(mid-teens) 성장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지보수 매출 성장률이 약 3%에서 0% 수준으로 둔화되면서,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mix shift)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ARR 성장률(6%)과 공식 보고된 반복 매출 성장률(3%) 간의 괴리는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베르크만 CFO는 이는 시차(timing)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ARR은 12개월간의 수주액을 균등 분할(straight-line)하여 산정하는 반면, 다년(multiyear) 구독 계약의 경우 인식되는 매출에 선반영되는 부분이 존재해 변동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구독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인식 매출이 ARR 수렴해 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집중도(concentration)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위 15건의 계약이 순증 구독 ARR의 약 80%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3DEXPERIENCE는 25%, 클라우드는 14%, 3DEXPERIENCE Cloud는 46% 각각 성장했다.
미주 부진 속 아시아가 실적 견인
지역별 실적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아시아 지역은 중국이 성장을 주도하며 12% 성장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낮은 기저효과 덕분에 라이선스가 14% 증가했으며, 회사는 COMAC의 항공우주 부문 모멘텀과 하이테크 분야 수주를 실적 동력으로 언급했다. 유럽은 영국과 프랑스의 계약 갱신에 힘입어 9% 성장했으나, 남유럽과 중유럽의 부진이 일부 상쇄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주는 까다로운 비교 기저 속에서 3% 감소했다. 다만 경영진은 하이테크 및 산업용 장비 부문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미주 지역의 실적은 다른 지역에 비해 하반기 편중(back-end loaded)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버티브(Vertiv)는 AI 팩토리 인프라 내 7세대(Gen 7) 기술 채택의 대표적 사례다. 파스칼 달로즈(Pascal Daloz) 최고경영자(CEO)는 원자력 분야에서 축적한 시스템 수준의 엔지니어링 경험을 데이터센터에 접목하여 "첫 번째 토큰 생성까지의 시간(time to the first token)을 단축하는 것"이 기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생명과학: 개선세 접어들었으나 아직 완전한 회복 단계는 아냐
15억 유로에 인수한 아리스글로벌은 9물 하순에 거래가 완료되어 3분기 실적에는 미미한 영향만 미쳤다. 다소시스템즈는 메디데이터(MEDIDATA), 바이오비아(BIOVIA), 아리스글로벌을 의사이자 기술 창업가인 아슈위니 제누즈(Ashwini Zenooz) 박사 산하의 단일 '생명과학 및 헬스케어(Life Sciences & Healthcare)' 사업부로 통합하고 있다. 해당 사업부는 3DEXPERIENCE 기반의 단일 AI 네이티브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달로즈 CEO는 규모의 경제를 강조했다. 임상시험 환자 1,500만 명, 실사용 근거(real-world evidence) 환자 6,000만 명, 전 세계 안전성 이벤트의 약 절파, 연간 4만 2,000건의 임상시험이 그 대상이다.
지표를 보면 해당 사업은 여전히 회복 과정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생명과학 부문은 2분기 4% 역성장한 뒤 3분기에는 1% 성장으로 돌아섰다. 메디데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플랫(보합)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약 3%포인트 개선되었고, 경영진은 4분기에 약 2%포인트 추가 개선되어 이후부터는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분기 월드와이드 클리니컬 트라이얼즈(Worldwide Clinical Trials) 및 3분기 에베레스트(Everest)와의 플랫폼 계약이 주요 성장 동력이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조지 웹(George Webb)이 스폰서(제약사 등 임상 주체)의 요구사항(mandate)에 대해 질의하자, 베르크만 CFO는 한계를 인정하며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그럴 수는 없다"고 답했다. 임상 데이터 스튜디오(Clinical Data Studio)는 어떠한 EDC(전자데이터수집) 시스템과도 연동되며, 차별점은 첫 환자 등록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베르크만 CFO는 2027년 가이던스는 수주액과 수주잔고(backlog)를 기반으로 설정될 것이며, 과거 계약 갱신에 따른 역풍은 이제 기저에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덧붙였다.
에이전틱 AI, 아직 수익화 전단계… 2027년이 진정한 시험대
다소시스템즈는 폭스바겐, 아우디(어자일 로보틱스 협력) 등 버추얼 컴패니언(LEO, MARIE, AURA, LOUIS) 개발에 참여하는 약 100곳의 전략적 고객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있다. 설치 기반(installed base)의 약 40%가 관련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이며, 2027년을 앞두고 사용량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무료 체험(discovery) 제도를 운영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프레데릭 불란(Frederic Boulan)의 질의에 대해 베르크만 CFO는 현재 사업이 "프로젝트 모드에 가깝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지난 자본시장사의 날(Capital Markets Day)에서 제시한 Gen 7 매출 목표와 연계된 고객 약속은 2027년이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금 모델은 사용자가 사람이든 에이전트이든 관계없이 사용자 기반을 유지하며, 사용량은 작업 단위(units of work)와 토큰 소비량으로 측정된다. 컴패니언의 역량은 포트폴리오의 약 50%를 커버하고 있으며 향후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진은 구체적인 목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비용 측면에서, 연초 누적 자본지출(CapEx)은 약 1억 유로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며, 정규화된 영업비용(OpEx)은 3% 미만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달로즈 CEO는 1만 2,000명의 엔지니어 전원이 커서(Cursor)를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 순고용 규모는 1,000명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당초 예상치의 절반 가량이라고 밝혔다.
AI 연구소들이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오케스트라 바이오(Orchestra Bio) 인수 등 생명과학 분야로 진출하는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달로즈 CEO는 "오케스트레이션(조율)은 과학이 아니다. 둘 다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이 "우리라기보다는 워크플로우를 다루는 비바(Veeva)에 더 가까운 이슈"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프라이엇 데이터셋으로 학습된 네모트론(Nemotron) 같은 오픈웨이트 모델이 특정 작업에서는 프런티어 모델을 능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다소시스템즈의 포지셔닝 근거이지만, 구체적인 수익화 데이터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하나의 주장(assertion)에 불과하다.
기업결합: PTC와 슈나이더
슈나이더(Schneider)의 PTC 인수 제안과 관련해 달로즈 CEO는 이번 인수가 "시장의 지형을 정돈(cleans the landscape)하는 효과"가 있으며, 경쟁사들이 산업용 복합기업이나 EDA 그룹으로 흡수되면서 다소시스템즈가 해당 분야의 마지막 독자 기업(pure-play)으로 남게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슈나이더가 PTC보다 우위에 있는 공정 산업 분야와 센트릭(CENTRIC)이 경쟁하는 패션 분야의 PTC 윈드칠(Windchill)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PTC가 마지막 남은 대형 미국 기업인 만큼, 미국 내 일부 민감한 분야에서 유럽 공급업체인 다소시스템즈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센트릭은 기존에 제시했던 약 15%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솔리드웍스(SOLIDWORKS)는 6%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유닛 성장과 함께 신규 고객의 약 3분의 1이 클라우드를 선택했다.
계획보다 앞서가는 현금창출력
연초 누적 영업현금흐름은 환율 제외 시 20% 증가한 15억 6,70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현금전환율은 111%를 나타냈다. 이를 통해 아리스글로벌 인수 자금 조달 및 9억 유로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완료했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8억 1,400만 유로, 순현금은 10억 4,9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베르크만 CFO는 2024년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2026년 목표는 이미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으나, 2027년 현금전환율은 85~9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연초 누적 지표가 시사하는 것보다 보수적인 전망이다. 다음 주요 촉매제는 11월 17일 파리에서 열리는 자본시장사의 날(Capital Markets Da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