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 전력망 호조에 2026 회계연도 실적 전망 상향… GlobalLogic과 HDS를 '히타치 디지털'로 통합하며 해외 IT 부문은 '재정비' 해로 선언
2026년 10월 28일 –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 및 히타치 디지털 출범
해외 IT 부문 조직 개편, 올해는 성장을 의도적으로 희생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뉴스는 숫자에 있지 않았다. 히타치는 글로벌로직(GlobalLogic)과 히타치 디지털 서비스(HDS)를 아난드 비르제(Anand Birje)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체제 아래 '히타치 디지털(Hitachi Digital)'이라는 단일 법인으로 통합해 운영한다고 발표했으며, 실적 발표 다음 날부터 브랜드 캠페인이 시작된다. 비르제 CEO는 글로벌로직의 직접적인 경쟁사인 HCL 테크놀로지스(HCL Technologies)와 엔코라(Encora)에서 고위직을 거치고, 그 이전에는 에머슨(Emerson)에서 산업용 제어 부문을 담당한 뒤 지난 8월 합류했다. 그는 이번 통합에 대해 "엔지니어링 및 구축부터 전환 및 운영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로직은 제품·플랫폼·데이터 엔지니어링을 담당하고, HDS는 ServiceNow, Salesforce, SAP, Oracle 등의 기업용 플랫폼을 비롯해 IoT, MES, PLM, 클라우드옵스(CloudOps) 역량을 제공한다.
단기적인 재무적 성과는 이와 대조적이다. 상반기 기준 해외 IT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도모미 가토(Tomomi Kato)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에 대해 디지털 엔지니어링 시장이 '혹독'했으며,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수주를 선별적으로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및 모빌리티 등 히타치 내 타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매출을 포함하면 해당 사업은 28 성장했으며, 시너지 매출 단독으로는 46% 증가했다. 올해 엔지니어링 서비스 사업의 매출 성장률 전망치는 약 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가토 CFO는 글로벌로직이 사업 영역(버티컬)을 좁히고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르제 CEO는 "올해를 진정한 재정비와 가속화의 해로 보고 있다"고 직판했다. 내년도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나, 매출의 약 80%를 창출하는 히타치 디지털의 상위 200대 고객사가 지난 한 해 동안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고 밝혔다. 그는 벤더 통합(업체 통폐합) 흐름이 엔드투엔드(end-to-end) 제공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함에 따라 "더 높은 두 자릿수 성장 기회"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략은 7개의 버티컬, 4개의 서비스 라인(클라우드 및 클라우드옵스, 데이터 및 인사이트, 엔터프라이즈 및 에이전틱 플랫폼, 피지컬 AI를 위한 IoT), 11개의 에코시스템 파트너를 중심으로 한다. 또한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의 여지도 남겨두었다.
비르제 CEO는 AI 사이클에 대해 눈에 띄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 3년을 돌아보며 "수많은 PoC(개념 증명)가 만들어졌고, 흥미로운 기회들이 모색되었다"면서도 기업들이 현재 보안, 거버넌스, 비용 초과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대다수 기업이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히타치의 차별화 전략은 규제가 엄격한 자체 에너지, 모빌리티, 산업용 사업 부문에 AI를 배포하면서 IT와 OT를 아우르는 에이전트 레지스트리 및 보안 프로토콜을 포함한 재사용 가능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왔다는 점이다. 이는 신뢰할 만한 차별화 요소이나, 경영진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매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사이버보안 수요 규모도 밝히지 않았다. 임원진은 다만 핵심 인프라 고객들로부터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에너지 부문 마진 주도로 실적 전망 또다시 상향
히타치는 주로 DSS(디지털 시스템 & 서비스)와 CI(커넥티브 인더스트리) 부문을 중심으로 연간 매출 전망치를 3,000억 엔 상향 조정했으며, 조정 EBITDA는 주로 에너지와 CI 부문을 중심으로 400억 엔 상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 들어 두 번째 상향 조정이다. 회사는 이제 13%의 매출 성장률(환율, 구조조정, 일회성 요인 제외 시 11%)과 13%(기저 기준 13.6%)의 조정 EBITDA 마진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경영진은 지난해 구조조정 여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약 1,200억 엔 증가하고, 작년의 대규모 선수금을 제외한 핵심 잉여현금흐름(FCF)이 약 90억 엔 증가하며, 현금 전환율은 100%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매출은 발표 기준 7%, 기저 기준 10% 증가했으며, 기저 조정 EBITDA 마진은 110bp 상승한 12.8%를 기록했다.
에너지 부문의 실적 전망 상향은 물량이 아닌 비용 절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매출 전망은 연간 21% 성장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 반면, 조정 EBITDA는 330억 엔 상향 조정되었다. 마사시 하타케야마(Masashi Hatakeyama)는 ERP 및 AI 기반의 생산성 향상을 그 이유로 꼽았으며,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예비비가 예상만큼 소모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손실 비용이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높지 않았다." 그는 또한 수주 잔고의 가격 책정(단가)이 여전히 개선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마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망 수주 급증, 다만 성장세는 완만해질 전망
2분기 전력망(Power Grid) 수주는 유럽의 다수 대형 HVDC(고압직류송전) 프로젝트와 미국의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가 강력한 송전 수요와 맞물려 47% 증가했다.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부문 매출의 1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해당 부문의 수주 잔고와 신규 수주는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I 인프라의 신용 위험에 대한 질문에 하타케야마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지연이나 대금 지급 차질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2분기 데이터센터 수주가 다음 회계연도가 되어서야 매출로 인식될 것이라고 경주를 당부했다.
가토 CFO는 지난 2~3년간의 설비투자가 본격적으로 가동됨에 따라 절대적인 성장은 유지될 것으로 보면서도, 베이스가 확대됨에 따라 성장률 자체는 둔화될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현재의 수주 흐름을 감안할 때 납기를 극적으로 단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타케야마는 주요 하방 리스크로 초대형 계약에서의 비용 초과와 프로젝트 지연을 꼽았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 가토 CFO는 장기 계약에 물가 연동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다면 장기 계약을 수주할 수 없다."
반도체·철도 수요 강화, DSS는 일회성 비용 타격
커넥티브 인더스트리(Connective Industries) 부문에서는 반도체 제조 장비, 계측 및 검사 장비에 힘입어 2분기 계측·분석 시스템 수주가 77% 증가했으며, 상반기 누적 증가율은 66%를 기록했다. 모빌리티 부문은 유럽의 대형 철도 차량 및 신호 시스템 수주에 힘입어 2분기 수주가 69% 급증했다. 이들 사업 부문은 상향된 실적 전망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수주 잔고를 제공하고 있다.
품질 측면에서 DSS는 약한 고리였다. 단일 사회기반시설 SI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90억 엔 규모의 일회성 비용 초과가 2분기 실적에 부담을 주었으며, 매출 전망이 7,000억 엔 상향 조정되었음에도 EBITDA 가이던스는 이를 흡수하며 동결되었다. 가토 CFO는 해당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추가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약 17% 수준의 기저 마진 가이던스가 보수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프로젝트 믹스를 반영한 중립적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는 SI 개발 부문의 AI 기반 생산성 향상을 마진 개선의 점진적 동력으로 지목했는데, 이 생산성은 지난 회계연도 말 기준 10%에 달했으며 올해 목표는 20%, 2026 회계연도에는 30%다. 일본 IT 매출은 7% 증가했으며, 보험 중심의 금융 인프라는 19% 늘었다.
더 엄격한 정의 하에 재정비된 HMAX 목표
루마다(Lumada) 우산 아래의 디지털 서비스 오퍼링인 HMAX는 연간 매출 목표 510억 엔을 설정했으며, 상반기 달성률은 47%를 기록했다. 한 애널리스트가 이 목표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상승했다고 지적하자, 하타케야마는 HMAX가 이제 디지털화된 자산, 데이터 활용, AI 인에이블러, 그리고 반복적인(recurring) 디지털 서비스 중심으로 더욱 엄격하게 정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매출 일부가 재분류되기도 했으나, 그는 투자자들에게 이 수치의 대부분을 신규 사업으로 간주해 줄 것을 당부했다. 루마다는 연결 상반기 매출의 44%를 차지했다. 이처럼 정의가 계속 바뀌면서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과 단순 명칭 변경을 구분하기 어려워졌으며, 회사는 이에 대한 세부 내역을 제공하지 않았다.
자본 환원, 포트폴리오 재편 및 대외 리스크
중간 배당은 초기 계획을 웃돌며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할 예정이며, 상반기 2,900억 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연간 계획의 절반에 해당한다. 또한 히타치는 인수합병에 900억 엔을 지출했으며, 전력망과 AI 및 HMAX 개발을 위한 자본적지출(CAPEX)을 늘렸다. 히타치건설기계 지분 양도, 아스테모(Astemo) 지분 일부 매각, ATM 합작법인 소수 지분 매각, 그리고 내 회계연도 말까지 완료 예정인 가전 사업부 매각 등 포트폴리오 슬림화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대외 리스크와 관련해 가토 CFO는 CI와 모빌리티 부문의 희토류 자석 및 모터 조달에서 납기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전략적 재고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어떤 제품이 가장 취약한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경영진은 또한 금리 상승과 지정학적 긴장을 고객 수요의 잠재적 하방 압력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상향된 실적 전망이 에너지 부문의 실행력과 반도체 설비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