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사스, AI 데이터센터 수요 힘입어 실적 전망 상회… 구마모토 지진 피해 제한적, 다카사키 6인치 팹은 폐쇄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7월 31일 진행 — 규슈 지진 여파로 주요 생산 거점 점검 위해 하루 연기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Renesas Electronics)가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당초 예정됐던 실적 발표는 일본 구마모토 지역의 지진 발생으로 르네사스의 가와시리(Kawashiri) 전공정 팹 점검을 위해 하루 연기됐다. 시바타 히데토시 CEO는 컨퍼런스 콜 시작과 함께 발표 지연에 대해 사과한 뒤, 비교적 안도할 만한 피해 상황을 공유했다. 니시키(Nishiki) 후공정 시설은 이미 완전 가동을 재개했으며, 회사 전체 매출의 약 13%를 차지하는 가와시리 팹은 8월 5일부터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신카이 슈헤이 CFO는 정상 운영 복귀까지 약 3주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전에 확보한 다이 뱅크(die bank)와 재고 완충 물량이 피해를 최소화했다. 시바타 CEO는 "전반적으로 지진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고객사 측 공급망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신카이 CFO는 이번 지진의 진동 강도가 2016년 구마모토 지진보다 작았으며, 내진 설비 및 BCP(업무 연속성 계획) 재고 완충 등 그간 도입한 지진 대응 조치 덕분에 이번에는 더 빠른 복구가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및 ASIC 수요 급증, 공급이 여전히 병목 현상
이번 실적 발표에서 구조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데이터센터 및 AI 인프라 분야였다. 르네사스는 ASIC 관련 수요가 자체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GPU 고객사가 여전히 가장 큰 매출 기여도를 보이고 있지만, ASIC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카이 CFO는 가격 인상이나 점유율 확대를 통해 수요를 쫓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는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확신한다. 이러한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체 재고 수준은 증가하고 있음에도 채널 재고 지표(재고 보유 주수)는 계속 압축되고 있는데, 이는 데이터센터 연계 제품인 메모리 인터페이스와 디지털 전력 반도체의 판매 속도가 공급 능력을 앞지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영진은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공급 능력을 '계단식(step function)'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매출 성장은 수요의 불확실성이 아닌 생산 능력 확충의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다카사키 6인치 팹 가동 중단, R&D 기능은 현지 유지
르네사스는 50년 이상 가동해 온 군마현 소재 6인치 웨이퍼 팹인 다카사키(Takasaki) 시설을 점진적으로 폐쇄한다고 확인했다.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이 노후화된 6인치 장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함에 따라 유지보수 및 부품 조달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시바타 CEO는 "지원받지 못하는 라인에서 장비 결함이 발생할 경우 공급업체와 제품 품질에 즉각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고객에게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은 공급업체의 지원이 원활한 8인치 이상의 노드로 이전될 예정이다. 고용은 최선을 다해 유지할 방침이며 R&D 기능은 현지에 남길 계획이다. 다만 시바타 CEO는 일본의 노동 시장이 경색됨에 따라 일부 공장 근로자들이 재배치보다는 이직을 선호할 수 있음을 인정했으며, 이러한 역학 관계는 자신이 CEO로 취임했을 때보다 크게 변화했다고 덧붙였다.
실적 전망 상회는 자동차 부문 강세와 보수적 비용 집행 결과, 마진 구조 개선은 아냐
2분기 매출은 가이던스 중간값보다 453억 엔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4.5%의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신카이 CFO는 이 중 절반 이상이 엔저 효과에 따른 것이며, 나머지는 자동차 및 IoT 부문의 예상보다 강한 수요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영업이익률은 32.7%를 기록하며 전망치를 3.7%포인트나 상회했으나, 이 중 70억 엔 이상은 매출이나 마진 개선보다는 운영 비용(OpEx) 집행 지연에서 발생했다. 비용 지연의 약 30%는 채용 및 투자 실행 연기에 따른 것이며, 5분의 1은 최근 인수한 기업의 ERP 통합을 데이터센터 생산 능력 확충 기간 동안 공급망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룬 결과다. 신카이 CFO는 이를 근본적인 비용 절감이 아닌 시기 조정의 문제로 규정하며, 절감된 비용을 쌓아두기보다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자동차 부문 수요는 르네사스의 Gen4 SoC 플랫폼과 28나노 MCU를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에서 강세를 보였으며, 유럽은 상대적으로 불확실하고 미국은 성장세보다는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됐다.
선별적 가격 인상 단행, 메모리 부족 현상은 부분적 영향
르네사스는 7월 1일부로 일부 제품에 대해 선별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실적 영향은 3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카이 CFO는 이것이 전면적인 인상은 아니라고 명확히 했다. "전 품목에 걸쳐 시행한 것은 아니다. 반드시 필요한 제품에 대해서만 가격을 인상하고 조정을 거쳤다." 광범위한 IoT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메모리 부족 문제와 관련해 경영진은 메모리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고객들은 판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고객사 전반에 걸친 혼재된 영향으로 인해 해당 부문 전체의 전 분기 대비 성장 폭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가이던스, 에너지 비용 상승 및 마진 소폭 하락 반영
르네사스는 3분기 매출 가이던스 중간값을 전년 동기 대비 28.7%, 전 분기 대비 6.1% 증가한 4,300억 엔으로 제시했다.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은 0.6%포인트 하락한 57.5%, 영업이익률은 소폭 하락한 32.5%로 전망했다. 신카이 CFO는 매출총이익률 하락 요인으로 가동률 상승에 따른 50bp(0.5%p)의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여름철 에너지 비용 및 유지보수비 증가로 인한 100bp(1.0%p)의 비용 부담이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환율과 제품 믹스 효과는 중립적인 수준이었다. 달러당 100엔을 가정한 고정 환율 기준 영업이익률은 27% 수준으로, 현재 보고된 수익성이 엔저 효과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번 분기 순이익은 울프스피드(Wolfspeed) 관련 금융 자산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어 GAAP 기준 1,492억 엔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