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K, AI 데이터센터 수요 힘입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연간 가이던스 유지
2027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 2026년 7월 31일
전자부품 제조사 TDK가 AI 데이터센터 수요와 신형 스마트폰 출시 효과에 힘입어 전 사업 부문에서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인한 ICT 생산량 감소라는 악재를 상쇄한 결과다. TDK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한 7,410억 엔, 영업이익은 53% 급증한 863억 엔을 기록했다.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94.4% 늘어난 806억 엔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야마니시 테츠지 CFO는 투자자들에게 "모든 수익 지표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이는 회계연도 초에 세운 내부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라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일회성 아닌 구조적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이번 분기 실적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AI 인프라 수요가 특정 제품군에 국한되지 않고 TDK의 포트폴리오 전반에 깊숙이 침투했다는 사실이다. 전반적인 ICT 생산이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AI 데이터센터용 니어라인(Nearline) HDD 수요는 견조했으며, 경영진은 알루미늄 전해 커패시터와 세라믹 커패시터를 포함한 AI 서버용 부품의 매출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자기 응용 제품(Magnetic Application Products) 부문에서는 HDD 헤드 출하량이 전년 대비 36%, 서스펜션 출하량이 31% 증가하며 부문 매출 49.6%, 영업이익 51.8% 성장을 견인했다. TDK가 수년간 안정화를 위해 공들여온 이 부문이 강력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 것은 의미 있는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HDD 헤드 차세대 기록 기술인 HAMR에 대한 R&D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충전식 배터리 기술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이는 TDK가 현재의 AI 주도 수요 사이클을 향후 개발 비용 증대를 정당화할 만큼 지속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실제로 이번 분기 판매비와 관리비(SG&A)는 174억 엔 증가했다.
MEMS 센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
과소평가된 데이터 중 하나는 TDK의 MEMS 센서 사업이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이는 ICT 및 산업용 장비 시장 모두에서 모션 센서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경영진은 이러한 변화가 이번 분기 "센서 부문 수익성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으며, 센서 응용 제품(Sensor Application Products) 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수준인 78억 엔을 기록했다. 자기 센서 역시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따른 TMR 센서 판매 호조의 혜택을 입었다. 과거 취약했던 하위 부문의 이러한 턴어라운드는 TDK의 센서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전년도 기저효과가 낮았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에너지 부문 성장, 가격 전략과 포트폴리오 조정이 주도
TDK의 최대 매출원인 에너지 응용 제품(Energy Application Products) 부문은 매출 4,058억 엔(전년 대비 42.1%↑), 영업이익 694억 엔(25.3%↑)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ICT 생산 감소로 인해 충전식 배터리 출하량 자체는 오히려 줄었다는 사실이다. 즉, 부문 성장은 물량보다는 원자재 가격을 반영한 전략적 가격 조정과 배터리 팩 사업 확장, 산업용 중형 배터리 판매 증가가 주도했다. 산업용 전원 공급 장치 역시 경영진이 "점진적인 수요 회복"이라고 언급한 반도체 분야의 영향으로 수혜를 입었다. 또한, EV 전원 공급 장치 사업의 신규 개발 부문 이관 완료로 발생한 일회성 이익 26억 엔이 포함되어 있어, 투자자들은 이를 제외한 기초 수익성을 파악해야 한다.
인수 및 운전자본 증가로 잉여현금흐름 큰 폭의 마이너스
이번 분기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92억 엔,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794억 엔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 급증에 따른 운전자본 증가, 일시적인 원천징수 세액 감소, 그리고 배터리 기술 기업 Linergy 인수 관련 현금 유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경영진은 이를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일시적인 현상으로 규정했으며, 야마니시 CFO는 "중기 경영 계획 기간의 자본 배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분기 현금흐름 변동 폭이 컸던 만큼, 향후 배터리 사업에 대한 유기적 설비투자(Capex)와 비유기적 투자의 속도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실적 상회에도 가이던스 동결…수요 및 환율 변동성 경계
TDK는 1분기 내부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고 2분기에도 전 부문 매출이 당초 계획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함에도 불구하고, 연초 발표한 2027 회계연도 연간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진은 그 이유로 "향후 글로벌 상황과 수요 추세, 환율 변동을 신중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분기 엔화 환율 가정치 역시 달러당 150엔으로 초기 가이던스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이러한 보수적인 태도는 경영진이 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가격 역학 관계, 스마트폰 생산 계절성, 환율 등 하반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2분기 부문별 매출 성장 가이던스는 환율 효과를 제외하고도 수동 부품 2~5%, 센서 응용 제품 3~6%, 자기 응용 제품 5~8%, 에너지 응용 제품 9~12% 성장을 제시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