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N1, AI 관련 8건의 거래에 73억 달러 투입… "자본 조달이 인프라 구축의 브레이크 역할"
2026년 10월 17일, 샌프란시스코 대담 행사에서 밝힌 블랙스톤 AI 플랫폼 수장의 발언
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AI 밸류체인에서 어떻게 영역을 넓히고 있는지에 대해 블랙스톤 N1의 창립자이자 수장이 지금까지 중 가장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블랙스톤은 그동안 데이터센터와 전력 등 물리적 인프라 계층을 주로 소유해 왔다. 반면 N1은 그 위에 구축되는 기업들을 타깃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올해 초 출범한 이후 총 7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8건 단행했다. 이날 더욱 주목받은 발언은 자금 조달 비용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 부채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었고 기준금리가 소폭 상승한 상황에서, 매년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AI 설비투자(CAPEX) 자금을 조달하는 것 자체가 사이클의 성장을 가로막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수가 아닌 직접 구축한 두 개의 기업
73억 달러라는 투자금 중 일부가 집행된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N1 수장은 이 플랫폼이 프론티어 모델 파트너들과 함께 "두 개의 기업을 직접 구축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앤스로픽(Anthropic)과 손잡고 설립한 AI 도입 전용 법인으로, 블랙스톤이 자사 포트폴리오 기업들에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는 "우리의 병목 현상 중 하나는 AI를 우리 포트폴리오 기업 내에 심는 것"이라며, "이는 일반 대중이나 일반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구글(Google)과 함께 구축한 AI 클라우드다. 그는 구글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TPU를 상업화하지 않았으며 올해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TPU 아키텍처 기반의 대규모 네오클라우드 파트너로 블랙스톤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와 유럽의 방위 기술 기업 두 곳인 퀀텀 시스템즈(Quantum Systems), 스탁(Stark) 등이 포함됐다.
블랙스톤은 자사가 하이퍼스케일러를 제외하면 컴퓨팅 자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라고 밝혔다. 또한 280개에 달하는 포트폴리오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은 잠재적인 AI 고객이자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 원천 역할을 한다. 그는 자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컴퓨팅 자원, 고객, 자본을 꼽으며, AI에 투입되는 자본은 "역사상 그 어떤 기술 사이클과도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벤처의 경계선에 선 에치드(Etched)
N1은 스스로를 초기 단계 투자자로 규정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는 초기 단계나 벤처 투자를 하도록 세팅되어 있지 않다"며, 블랙스톤은 기업들이 "벤처 투자를 넘어설 때"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자리 잡는다고 덧붙였다. 전형적인 투자 규모는 1억 5,000만 달러에서 최대 10억 달러에 달한다. 다만 벤처 투자 라운드와 블랙스톤 규모의 자본 수요 사이의 간격이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추론용 반도체 기업인 에치드(Etched)는 이러한 기조에서 주요 예외 사례다. 이 투자는 AI를 더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이라면 무엇이든 지원한다는 투자 철학과, 회사가 성공적으로 마친 첫 테이프아웃(tape-out)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이를 "고전적인 의미의 제품-시장 적합성(PMF)은 아니지만"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블랙스톤은 투자 전 에치드의 메모리 매입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하는 데만 거의 1억 달러가 아닌 거의 1년을 보냈다. 메모리는 전체 자재 명세서(BOM)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양측은 운전자본 금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나 부채 성격의 자본 조달 방안을 검토했다. 다만 그는 블랙스톤이 벤처 시장에서 신용 대출을 취급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다수 초기 기업들에게 "그러한 자본 비용은 여전히 오직 지분(equity)"이라는 설명이다. 구조화된 자본은 구매한 메모리처럼 대체 가능하고 이전 가능한 자산이 뒤받침될 때만 작동한다.
상승하는 자본 비용, 그리고 시험대가 된 퍼무스(Firmus)
이날 가장 시장의 이목을 끈 발언은 자금 조달 여건에 관한 것이었다. 대담 진행자는 기업가치를 약 300억 달러로 상정하고 호주 증시 상장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블랙스톤 지분 투자 데이터센터 운영사 퍼무스(Firmus)의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신용 시장과 주식 시장을 구분 지어 설명했다. 신용 시장과 관련해서는 유가 상승 및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맞물려 금리가 소폭 상승했고 스프레드도 움직였다고 말했다.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부채 가격을 매기기 위한 "자본 비용이 확대되었다"며, 그 주된 이유는 공급 물량에 있다고 지적했다. 흡수해야 할 AI 관련 채권 물량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이것이 "자본 비용과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대수익률 모두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이 인프라 구축의 규모와 속도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퍼무스 건에 대해서는 데이터센터 업황 자체에 대한 판결이 아니라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문제였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시장이 그 밸류에이션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거래는 텔스트라(Telstra) 이후 호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상장이 될 뻔했으나 현지에서 마땅히 비교할 만한 대상이 적었다고 덧붙였다. 코어위브(CoreWeave)의 상장 거래가 벤치마크 역할을 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신규 상장 건에 내재된 할인율과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하이퍼스케일러의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시점에 블랙스톤과 연계된 플래그십 상장 건이 가격 책정에 실패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GPU와 데이터센터 리스크의 차이: 결국 중요한 것은 고객
그는 블랙스톤이 GPU 금융을 데이터센터 금융보다 본질적으로 더 위험하게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자산 모두 고객을 기준으로 가격이 매겨지며,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 같은 투자적격등급 테넌트(임차인)가 리스크의 기준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계약 기간(duration)이다. 데이터센터는 내용년수가 길어 장기 계약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며, 대출 기관들은 임대차 계약 외에 자산 자체의 가치도 일부 인정해 준다. 반면 GPU는 수명이 더 짧고 잔존 가치가 불확실하다.신용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대다수, 어쩌면 모든 GPU 금융은 오직 그 최초의 계약만을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대출 기관들은 그 계약이 끝난 뒤 GPU의 가치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떠안지 않고 있다." 그는 A100 같은 구형 칩들이 도입 후 6~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당한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는 더 긴 내용년수를 시사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잔존 가치 시장은 아직 진화하는 단계이며 지금까지 대출의 근거로 활용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블랙스톤이 과거 코어위브에 첫 자금을 지원했을 때도 이와 동일한 논리가 적용되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코어위브는 매출이 약 3,000만 달러에 수익성은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23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우량한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과의 계약이 연계되어 있었기 때문에 블랙스톤은 사업 법인과 GPU를 분리해 자금을 지원했다. 그는 이를 동종 업계 최초의 GPU 금융 사례로 꼽았으며, 이후 블랙스톤은 프론티어 모델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을 대상으로 칩 금융 거래를 "몇 건 더"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블랙스톤은 비하인드 더 미터(behind-the-meter, 발전소 구내 전력공급) 전력 기업인 볼타그리드(VoltaGrid)에도 구조화 투자를 단행했다.
설비 과잉: 현실이지만 병목 현상으로 인해 시기가 늦춰지는 중
그는 설비 과잉(overbuild) 리스크를 가볍게 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희소성이 존재할 때는 어느 시점에 공급 과잉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면서도, 그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의 시각은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전력·로직 웨이퍼·메모리 및 대만 내 생산 능력을 둘러싼 병목 현상들이 리스크의 현실화 시점을 뒤로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젠슨(황)의 칩은 2030년까지 완판되었다"고 언급했다. 그가 보기에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제약 요인은 바로 자금이다. "매년 1조 달러 규모의 자본을 조달하는 것은 시스템이 감당하기에 정말 버거운 일이며… 이는 또 하나의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엔비디아를 제외한 부문의 얇은 이익 풀(profit pool)에 대해서는, 무역이 활성화되기 이전의 철도나 공장이 세워지기 이전의 전기가 등장했던 역사적 유사 사례들을 거론했다. 그는 오픈AI(OpenAI)와 앤스로픽이 올해 연말이나 그 직후 합산 기준 연 매출 2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익이 칩 제조사에서 모델 및 애플리케이션 계층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증거로 앤스로픽의 2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과 추론 마진을 지목했다. 오픈AI가 상장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도 알지 못하며 상장 전에 안전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현명해 보인다"는 의견 외에 별다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신용 구조, 순환성, 그리고 겨울 시나리오
부채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와 관련해 그는 현재의 시스템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직접 지었으며, 오픈AI와 앤스로픽에 대한 신용 익스포저는 대부분 만기가 짧은 칩 금융이나 하이퍼스케일러의 컴퓨팅 계약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대차대조표를 제공하는 세계 최고의 대기업들"이라는 설명이다. 주목해야 할 리스크는 신용 공급이 매출 성장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가 여부이며, 그는 모델 기업들의 다가오는 기업공개(IPO)가 해당 신용을 뒷받침하는 공모 주식 시장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순환성 우려에 대해서는 벤더 파이낸싱(판매금융)을 두고 흔히 하는 밈(meme)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며 캐터필러(Caterpillar)나 포드 모터 크레디트(Ford Motor Credit)의 사례에 빗대어 설명했고, 신용이 들쑥날쑥한 수요를 "완충하는 기능(smoothing function)"을 한다고 말했다.
그가 예상하는 불황 시나리오는 급격한 폭락과는 거리가 멀다. 경기 침체는 시스템에 레버리지가 쌓인 상태에서 추가적인 AI 투자의 수익률이 하락할 때 찾아온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술과 전반적인 트렌드는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도입 속도보다 미래를 더 빨리 할인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여러 차례의 AI 겨울"이 찾아올 가능성도 제기했다.
포트폴리오 ROI는 실재하나 불균등하다
블랙스톤이 보유한 280개 포트폴리오 기업 내부의 AI 투자 수익률(ROI)에 대한 그의 진단은 솔직했다. 그는 "정말 불균등하다"고 잘라 말했다. 차고 문 제조사인 체임벌린(Chamberlain)은 컴퓨터 비전 기반의 커넥티드 디바이스 전략을 통해 약 5억 달러의 매출을 바라보며 성공 사례를 써 내려가고 있다. 반면 대다수 기업들은 여전히 개념검증(PoC) 단계에서 실제 생산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 그는 기술 도입이 핵심 병목 현상이라며 기존 기업들의 변화 관리(change management)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향후 AI 도입은 일련의 변곡점을 거치며 이루어질 것으로 보며, 특히 사이버보안 분야는 기존 시스템을 강화하고 업무 워크플로우를 새로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조기에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