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펑, 로봇 부문 9억 달러 투자 유치… 기업가치 62억 달러 평가, 연내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목표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2026년 8월 24일
샤오펑(XPeng)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자사의 '물리적 AI(physical AI)' 야망을 실현할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샤오펑의 로봇 사업부인 샤오펑 로보틱스(XPeng Robotics)가 62억 달러의 포스트머니(post-money)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9억 달러 이상의 1차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이번 투자는 IDG 캐피털이 주도했으며, 가오롱 벤처스(Gaorong Ventures)가 참여하고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다. 경영진은 이번 투자 유치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에서 민간 자본 조달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며, 샤오펑이 전기차를 넘어 로봇 공학을 향후 10년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외부 투자자들도 인정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샤오펑의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인 'IRON'의 상용화 추진과 맞물려 있다. 지난 6월 로봇 사업부 CEO를 겸임하게 된 허샤오펑(He Xiaopeng) 회장은 이번 투자가 칩, 소프트웨어, 제조 전반에 걸친 수직 계열화 전략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첨단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기술적 난제와 혁신 수준은 스마트 전기차보다 최소 20배 이상 높다"며, 샤오펑은 설계, 하드웨어, 칩, 소프트웨어, 데이터, 제조 품질 관리에 이르는 모든 R&D 역량을 내재화한 유일한 중국 로봇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IRON의 하드웨어 및 연산 사양, 공격적인 기술적 포지셔닝 예고
경영진은 IRON의 기술적 아키텍처에 대해 투자자들이 이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상세한 정보를 공개했다. IRON은 신체 76자유도(DOF), 양손 각각 21자유도를 구현해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샤오펑이 '업계 최초'라고 밝힌 완전 밀폐형 유연 격자 구조 프레임을 채택했다. 연산 측면에서는 3개의 Turing AI 칩을 탑재해 최대 2,250 TOPS의 유효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 샤오펑은 이를 통해 물리적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원격 조종 없이 기기 내부에서 완전히 작동하며, 지연 시간을 줄이고 데이터 보안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정교한 손 동작과 관련해 허샤오펑 회장은 경쟁사들이 선호하는 방식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내놓았다. 그는 "업계에서 흔히 거론되는 다른 방식의 손 기술이 있지만, 우리는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손의 힘이나 정밀도 자체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대신 안전성, 신뢰성, 유지 보수의 용이성, 그리고 비용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의 손은 성인 인간과 크기가 같으며, 사람의 촉감을 모방한 합성 피부로 덮여 있다.
2027년 외부 출시를 향한 상용화 타임라인
샤오펑은 9월부터 IRON의 새로운 기능을 공개하고, 2026년 말까지 양산 체제에 돌입해 자사 매장과 캠퍼스에서 초기 배치를 시작할 계획이다. 중국 및 해외 소매·서비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외부 상용 인도는 2027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내년 중반까지 월 생산 능력을 수천 대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경영진은 로봇 인도량을 차량 판매와 동일한 엄격한 기준으로 보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허샤오펑 회장은 "로봇 인도와 판매 데이터는 진실하고 정확할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에 만연한 과장된 수치에 대한 회의론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단위 경제성과 관련해 허샤오펑 회장은 IRON 공급망의 약 85%가 샤오펑의 기존 자동차 공급업체와 겹쳐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반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가격이 부품 원가(BOM)의 2.5~3배 수준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IRON의 제한적인 경쟁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자동차 사업보다 높은 매출 총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이언 구(Brian Gu) 부회장은 골드만삭스의 티나 후(Tina Hou) 애널리스트와의 질의응답에서 "하드웨어 마진은 이미 자동차 사업보다 훨씬 높다"고 강조하며, AI 모델 업그레이드와 소프트웨어 구독을 통해 추가적인 고마진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 부회장은 사업 초기 단계임을 고려해 구체적인 물량이나 수익성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로봇 사업부는 향후 18개월 내 운영 분리를 검토하고 있으나, 당분간은 AI, 제조, 공급망 시너지를 위해 샤오펑의 재무제표에 완전히 통합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VLA 2.0 업그레이드, 글로벌 최고 수준의 ADAS 성능 주장
핵심 운전자 보조 기술인 VLA 2.0 모델은 8월 말 버전 6.3.0 업데이트를 통해 대대적인 성능 향상을 이룬다. 기기 내 탑재 모델의 파라미터 수는 3.5배 증가하고 인식 민감도는 300% 개선되었으며, 장거리 추론 및 예측 기능이 추가되었다. 허샤오펑 회장은 중국, 유럽, 북미에서 VLA 2.0과 글로벌 선도 기업의 시스템을 직접 테스트한 후 "VLA 2.0은 주요 도로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ADAS와 대등한 성능을 갖췄다. 좁은 도로 주행이나 캠퍼스, 주차 시설 등에서는 VLA 2.0의 사용자 경험이 오히려 더 뛰어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외 성장 전략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점은 중국에서 학습된 모델이 유럽 도심 도로에서도 별도의 현지 데이터 추가 학습 없이 거의 동일한 성능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샤오펑이 글로벌 시장에서 ADAS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신호다. 회사는 2027년 상반기 내 VLA 2.0에 대한 유럽 규제 당국의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보택시(Robotaxi), 무인 운행을 향한 조용한 진전
샤오펑은 VLA 2.0을 탑재한 양산형 로보택시 플랫폼이 광저우에서 2,000건 이상의 내부 테스트 주행을 완료하며 시범 승객 운영을 위한 엔드투엔드 프로세스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 원격 제어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으며, 내년 중 안전 요원이 탑승하지 않는 무인 승객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영진은 2027년 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국내외 모빌리티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추진할 계획이며, 차량 판매, 기술 라이선스, 운영 수익 공유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자동차 사업, 마진 압박 속 견조한 실적
자동차 사업의 실적은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견조했다. 2분기 인도량은 전 분기 대비 65% 증가한 103,295대를 기록했으며, 전체 매출 총이익률은 20.7%로 전년 동기 17.3% 대비 상승했다. 차량 부문 마진은 제품 세대 교체 영향으로 전년 동기 14.3%에서 12.1%로 하락했다.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전 분기 대비 51.5% 증가한 197억 4,0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순손실은 1분기 17억 위안에서 13억 4,000만 위안으로 축소되었다. 6월 30일 기준 현금 보유액은 404억 8,000만 위안이다.
플래그십 SUV인 GX와 MONA L03이 실적을 견인했다. GX는 7월 중국 내 인도량이 7,000대를 넘어서며 30만 위안 이상 NEV SUV 부문 상위 3위에 올랐다. MONA L03은 회사 역대 최대 주문량을 기록했으나, 악천후와 공급망 차질로 인도 속도가 늦어지면서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2교대 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해외 인도량은 분기 최초로 2만 대를 돌파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으며, 수출 평균 판매 가격은 4만 유로를 상회했다. 이는 해외로 진출하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 중 최고 수준이라고 경영진은 평가했다.
샤오펑은 3분기 인도량 가이던스로 11만 5,000~12만 1,000대, 매출은 217억~234억 위안을 제시했다. 경영진은 9월 G9L 출시와 4분기 MONA L05 데뷔를 통해 4분기 국내 월 인도량 6만 대 이상, 해외 분기 인도량 4만 대 이상을 달성하고 2027년까지 모든 주요 SUV 세그먼트를 커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