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 2026년 11월 2일, 존 터너스(John Ternus) CEO 취임 후 첫 콘퍼런스 콜
메모리, 이제 마진의 핵심 변수로 부상
이번 콘퍼런스 콜에서 가장 파장 큰 발표는 메모리 비용 문제의 심각성이었다. 애플은 12월 분기 총이익률(gross margin)이 47.9%를 기록했던 9월 분기 대비 하락한 45%~46%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9월 수치에는 관세 환급에 따른 약 1%포인트의 긍정적 효과가 포함되어 있었다. 케반 파렉(Kevan Parekh) CFO는 6월과 9월 분기 모두에서 환급 효과를 제외할 경우, 회사와 제품 전체의 총이익률이 전분기 대비 각각 약 1%포인트 하락했으며, 이러한 하락은 "전적으로 메모리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다. 메모리로 인한 실제 마진 타격은 그보다 더 컸다. 다만 이월 재고(carry-in inventory), 일부 비메모리 부품의 비용 절감, 그리고 애플이 6월 Mac과 iPad, 9월 iPhone에 단행한 가격 인상 효과 덕분에 그 충격이 상쇄되었다.
경영진은 이러한 상쇄 요인들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터너스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어조로 표현하며 "지금 메모리 가격에서 목격하고 있는 상황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12월 이후에도 메모리 매입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월 재고로 인한 혜택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렉 CFO는 가이드라인 중간값 기준 전분기 대비 마진 하락분의 대부분이 메모리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에버코어(Evercore)의 아밋 다리야나니(Amit Daryanani)가 산출한 바에 따르면 환급 효과를 제외할 경우 이번 가이던스는 약 140bp(1bp=0.01%포인트) 하락을 의미하며, 경영진은 이 계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애플은 또한 공급 계약과 관련해 훨씬 더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제조 매입 약정(manufacturing purchase obligations)은 6월과 9월 사이에 330억 달러 증가했으며, 이 수치는 오늘 제출될 10-K 보고서에 공시될 예정이다. 터너스의 요청으로 이번 콘퍼런스 콜에 처음 참석한 사비 칸(Sabih Khan) COO는 메모리 조달 및 장기 계약과 관련된 세 가지 질문에 답변하면서 이 수치를 반복해서 언급했다. 그는 애플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지 혹은 메모리 매입 방식을 변경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애플은 자금력이 더 풍부한 AI 인프라 구매자들과 메모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경영진은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것 외에 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경영진은 가격 인상이 "마지못해" 단행한 조치였다고 설명하며, 단기 및 장기적 요소를 고려하여 단위당 수익과 마진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렉 CFO는 Mac과 iPad의 경우 6월 가격 인상 이후 줄곧 공급 부족 상태였고 iPhone 가격 인상은 단행된 지 불과 몇 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 탄력성을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공급 제약, 실리콘에서 메모리로 이동
애플이 직면한 공급 문제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 칸 COO는 9월 분기 iPhone, Mac, iPad의 공급 제약이 주로 SoC용 첨단 공정(advanced node) 가용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이들 제품 라인업의 상당 부분이 2나노미터(nm) 공정으로 전환되면서 이러한 제약은 완화되는 추세다. 다만 12월 분기의 경우, Mac과 iPad는 "수요가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에" 주로 메모리로 인한 공급 제약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제품인 폴더블 iPhone 듀오(Duo) 역시 공급 제약을 겪고 있으며, 칸 COO는 수요와 공급이 언제 균형을 이룰지 예측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애플은 12월 이후의 전망은 제시하지 않았다.
7%~10% 성장을 제시한 12월 매출 가이던스는 이러한 공급 제약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경영진은 전년 동기의 12월 분기 성장률이 16%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분기가 회사 역사상 최고의 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애플은 가이던스 매출을 판매 물량과 가격 상승분으로 나누어 공개하지는 않았다.
시리 AI, 실제 비용 부담과 함께 수익화의 길 열어
시리(Siri) AI는 9월 미국 영어 버전을 베타로 출시한 데 이어 10월에 5개 언어로 확장되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이전에 보지 못했던 비용을 수반한다. 파렉 CFO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Private Cloud Compute)을 포함하는 시리 AI의 서버 측 추론(server-side inference) 비용이 서비스 매출원가로 인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애플은 지도, 시리, 아이클라우드(iCloud)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리 AI 충당을 위해 기기 매출의 일부를 이연(defer)할 예정이며, 이연 회계 처리로 인해 마진이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경영진은 메모리와 함께 이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언급하며 45%~46%의 총이익률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파렉 CFO는 온디바이스(on-device)와 서버의 믹스는 "매우 초기 단계"이며, 컴퓨팅 요구 사양이 증가해야 할지 여부를 포함해 이에 대해 "이해해 나가는 아주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터너스는 애플이 이러한 비용을 회수할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시리 AI와 지능형 사진 편집 기능을 포함해 서버 측 모델에 의존하는 기능에는 사용량 한도가 적용될 것이며, "더 큰 용량이 필요한 사용자는 향후 확장된 접근 권한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AI 사용량이 계층형(tiered) iCloud+ 업셀(upsell) 상품으로 편입될 것임을 시사한다. 터너스는 아이클라우드 요금제가 "처음에는 주로 저장 공간 중심이었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더 많은 기능과 역량을 추가해왔다"고 언급했다. 다만 애플은 구체적인 가격이나 출시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에이전틱 AI(agentic AI)와 관련해 터너스는 확답을 피했다. 그는 시리가 "현재는 주로 요청(request) 기반"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여유를 제공하는 현대적인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 구동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강조점은 프라이버시와 사용자가 에이전트에 어떤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지 인지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 그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에릭 우드링(Erik Woodring)이 제기한, 서드파티 에이전트가 앱스토어(App Store)나 서비스 매출을 침해할 위험성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시리는 하루에 25억 건이 넘는 요청을 처리하고 있다.
환율 악재와 앱스토어 부진으로 서비스 성장세 둔화
서비스 매출은 10% 증가한 316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플은 12월 서비스 성장률을 8%~9%로 전망했다. 파렉 CFO는 이번 성장 둔화에 대해 이례적으로 상세한 설명을 내놓았다. 환율은 3월부터 9월 분기까지 약 4%포인트의 역풍(매출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12월에도 약 0.5%포인트의 추가 영향이 예상된다. 그는 또한 검색 관련 수익에 대한 압박과 가장 맞닿아 있는 항목인 서드파티 라이선싱이 전분기 대비 악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다만 회사는 구글(Google)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앱스토어의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9월 분기 앱스토어 실적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유료 구독은 두 자리수 성장을 기록했다. 파렉 CFO는 모바일 게이밍 역풍이 12월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일부 국가에서의 비즈니스 모델 변경과 미국 내 링크아웃(link-out) 거래 관련 법원 판결을 언급했다. 경영진은 이러한 압박을 상쇄할 새로운 서비스 카테고리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25억 대의 활성 기기 설치 기반, 주간 평균 1억 명에 달하는 앱스토어 방문자, 150억 건이 넘는 유료 구독, Apple TV와 Arcade의 iCloud+ 번들링, 인도에서의 Apple Pay,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의 Apple Maps 광고 등을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서비스 총이익률은 76%로 전분기 대비 40bp 상승했다.
iPhone과 Mac이 견인한 예외적으로 강력한 분기 실적
총매출은 2포인트에 가까운 환율 역풍과 공급 제약에도 불구하고 12% 증가한 1,145억 달러를 기록했다. iPhone 매출은 17% 증가한 576억 달러였으며, 업그레이드 사용자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MacBook Neo와 MacBook Pro의 호조에 힘입어 Mac 매출은 24% 증가한 10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애플은 IDC 데이터를 인용해 이번 분기와 연간 전체 모두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터너스는 회계연도 기준으로 이처럼 많은 Mac을 판매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Mac mini와 Mac Studio를 활용한 로컬 AI 유스케이스(use case)를 부각했다. 갭(Gap)은 수백 개 매장의 Mac mini에서 손실 방지(loss-prevention) AI를 구동하며 "클라우드 토큰 비용을 없애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부진했던 카테고리는 공급 제약과 전년 동기 대비 높은 기저효과로 10% 감소해 62억 달러를 기록한 iPad와, 전년도 Watch SE 3 및 AirPods Pro 3 출시 효과와 맞물려 8% 감소해 83억 달러를 기록한 웨어러블·홈·액세서리(Wearables, Home and Accessories) 부문이었다. 애플은 9월 라인업에서 왜 표준형 iPhone 18이 빠졌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터너스는 iPhone 17, Air, 17e가 홀리데이 라인업을 완성한다고만 언급하며 로드맵에 대한 논의는 거절했다.
중화권(Greater China)은 눈에 띄는 실적 호조 지역이었다.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후, 이번 분기 매출은 21%, 연간 전체로는 28% 증가했다. 터너스는 "정말 훌륭한 제품들을 갖춘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며, 월드패널(Worldpanel) 데이터를 인용해 도시 지역 iPhone 판매 순위 톱 3를 모두 석권했다고 밝혔다.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는 MacBook Air와 MacBook Neo를 해당 지역 톱 2 노트북으로 선정했다.
영업비용, 주주 환원 및 대차대조표
연구개발(R&D) 투자의 영향으로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92억 달러를 기록했다. 12월 가이던스인 204억~208억 달러는 11%~13%의 증가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명확한 증가세 둔화를 나타낸다. 터너스는 애플이 "로드맵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당순이익(EPS)은 관세 환급 효과 0.05달러를 포함해 14% 증가한 2.10달러를 기록했다. 2026 회계연도 매출은 15% 증가한 4,788억 달러, EPS는 20% 증가한 8.98달러였다. 애플은 이번 분기에 24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총 28억 달러를 주주 환원했으며, 현금 및 시장성 유가증권 1,370억 달러, 부채 800억 달러로 분기를 마감했다. 멜리어스(Melius)의 벤 라이츠(Ben Reitzes)가 순현금 중립(net cash neutral) 목표 폐기에 대해 묻자, 파렉 CFO는 이번 변경을 통해 애플이 현금과 부채를 각각 개별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게 되었다고 답했다. 그는 순부채 확대나 추가적인 M&A로의 기조 변화를 시사하지는 않았다. 분기 배당금은 주당 0.27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