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adcom: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범용 컴퓨팅 세금' 탈피로 2027년 맞춤형 AI 칩 시장 1,000억 달러 돌파 전망
RAISE Summit 2026, 파리 — 찰리 카와스(Charlie Kawwas) 반도체 솔루션 그룹 사장, Broadcom의 맞춤형 실리콘 로드맵 발표
Broadcom의 맞춤형 AI 가속기 사업이 경영진조차 최상급 표현을 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Broadcom의 반도체 솔루션 그룹을 이끄는 찰리 카와스는 RAISE Summit 2026에 참석해, XPU 사업이 무(無)에서 시작해 5년 내 매출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Broadcom은 세계 5대 AI 연구소 중 4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카와스는 사회자의 질문에 즉석에서 정정하며 "5년 만에 0에서 1,000억 달러라니... 1,000억 달러로는 부족합니다. 1,0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상용 실리콘을 외면하는 경제적 이유
카와스가 제시한 핵심 논리는 Nvidia의 범용 GPU 플랫폼이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대규모 AI 투자자들에게 이른바 '이중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워크로드를 처리하기 위해 설계된 하드웨어 구매에 따른 '효율성 세금'과 Nvidia의 가격 결정력에서 비롯되는 '마진 세금'이 그것이다. 그는 현재 미국 상위 4개 하이퍼스케일러 각각의 연간 투자 규모가 1,500억~2,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언급하며, 이 세금이 기업당 1,000억~1,500억 달러의 비용으로 환산된다고 지적했다. 이 비용은 컴퓨팅 결과물, 즉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토큰(tokens)' 생산에 투입될 수 있는 자금이다. 이러한 경제적 계산이 수직 계열화에 대한 철학적 선호보다 더 강력하게 OpenAI, Anthropic, Google, Meta, xAI 등을 맞춤형 실리콘으로 이끌고 있다.
카와스는 이것이 Nvidia 기술에 대한 거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고객들의 대화를 인용하며 "Nvidia 칩을 쓰고 싶지만, 범용 컴퓨팅 세금과 마진 세금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맞춤형 실리콘의 강점은 명확하다. 달러당 컴퓨팅 성능이 2~3배 높고, 결과적으로 토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물리적 로드맵: 단일 칩에서 '괴물(Beast)'까지
가장 구체적인 새로운 정보는 실제 제품 시연을 통해 공개됐다. 카와스는 2025년부터 2027년형 설계까지 Broadcom의 XPU 세대별 제품을 직접 선보이며 물리적 확장 속도를 입증했다. 매년 메모리 용량과 컴퓨팅 밀도는 약 3배씩 증가했으며, 2025년형 모델에서 2027년형 모델로 넘어가는 2년 동안 메모리 용량은 약 14배 늘어났다. 카와스가 '더 비스트(the beast)'라고 명명한 2027년형 칩은 컴퓨팅 다이(die)를 위아래로 쌓는 더블 데커(double-decker) 구성을 채택해, 이미 100만 대가 배치된 전년도 칩 대비 16배의 밀도를 구현했다. 카와스에 따르면 4개의 하이퍼스케일러가 이 플랫폼의 파생 버전을 구축하고 있다.
기가와트(GW) 단위로 본 확장세도 가파르다. 한 고객사는 올해 현세대 칩을 약 1.5GW 규모로 배치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미 5GW 이상의 계약을 마쳤다. 이는 단일 고객사가 2년 내에 누적 XPU 용량을 약 6.5GW까지 끌어올릴 것임을 시사한다.
왜 상용 벤더가 아닌 Broadcom인가
카와스는 Broadcom이 2~3년 주기를 1년 단위로 단축한 Nvidia의 제품 출시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비결로 모듈형의 사전 검증된 칩렛(chiplet) 아키텍처를 꼽았다. 메모리 블록, 이더넷 기반 I/O, 컴퓨팅 칩렛은 고객과의 협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삼성 등 파운드리 및 메모리 파트너와 함께 독립적으로 설계 및 생산 검증을 마친다. 그는 "고객이 찾아오면 통합 작업만 수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 덕분에 Broadcom과 OpenAI는 'Jalapeno' 칩을 9개월 만에 완성할 수 있었으며, 이는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른 칩 개발 주기였다.
그는 사회자가 언급한 프랑스 오트쿠튀르(고급 맞춤복) 비유를 확장하며, Broadcom의 방식을 범용 컴퓨팅 세금을 제거하는 디자인 하우스에 비유했다. "고객이 와서 어떤 턱시도나 드레스를 원하는지 말하면, 우리가 맞춤 제작해 드리는 것과 같습니다." 농담을 섞었지만, 핵심은 Broadcom의 모델이 칩 단계를 넘어 전체 랙(rack) 수준의 공동 설계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개방형 이더넷 표준 기반의 스케일 아웃 및 스케일 업 네트워킹이 포함되며, 카와스는 이를 '다음 전장'으로 지목했다.
오픈소스 추론을 위한 새로운 모델의 등장
맞춤형 실리콘이 폐쇄형 최첨단 연구소가 아닌 오픈소스 모델 개발자에게도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카와스는 SambaNova와의 다세대 파트너십을 실질적인 증거로 제시했다. SambaNova는 Broadcom과 공동 설계한 XPU에서 프리미엄 용도를 위해 폐쇄형 최신 모델을 구동하는 한편, 동일한 실리콘에서 MiniMax나 DeepSeek와 같은 오픈소스 모델로 낮은 단계의 워크로드를 처리하며 토큰당 한계 비용을 사실상 0으로 유지하고 있다. 카와스는 향후 이러한 하이브리드 오픈/폐쇄형 추론 패턴이 더 많은 XPU 배치에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맞춤형 실리콘의 경제성이 연구소의 투자 규모와 무관하게 오픈소스 모델 채택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AGI를 향한 프레임과 향후 전망
카와스는 경쟁의 핵심을 첨단 AI 역량 확보 경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GPU, XPU, CPU 플랫폼을 완전히 통합한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는 기업이 "AGI(범용인공지능)에 가장 먼저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며, 2028년에는 이러한 하드웨어를 통해 훨씬 더 뛰어난 성능의 도메인 특화 에이전트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이 정확할지, 아니면 업계의 통상적인 영업 전략일지는 투자자들이 판단할 몫이지만, 이는 Broadcom이 자사의 맞춤형 실리콘 로드맵을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다음 단계의 모델 역량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포지셔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 가시성에 대해 카와스는 Jalapeno 외에도 대형 연구소 및 스타트업들과 함께 더 많은 맞춤형 XPU 설계를 진행 중이며, 기가와트급 수요는 "충족할 수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