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타스 세미컨덕터, 800V 데이터센터 향한 4단계 로드맵 제시… "NVIDIA Kyber 취소, 2027년 전망에 영향 없다"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7월 27일): AI 인프라 사업 가속화로 매출 전분기 대비 22% 급증, 시장 기대치 상회
나비타스 세미컨덕터(Navitas Semiconductor)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주목받은 점은 AI 데이터센터가 800V 전력 아키텍처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회사가 어떻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2% 증가한 1,050만 달러를 기록하며 이전 가이던스의 상단에 도달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28%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의미하는 1,350만 달러로, 수 분기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크리스 알렉상드르 CEO는 애널리스트들에게 회사의 '고전력(high power)' 전문 기업으로의 전환이 6개월 전 경영진이 제시했던 일정보다 "한 분기 앞서 있다"고 밝히며, 모바일 및 저가형 소비재 부문 매출은 연말까지 "미미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800V 기회 정의하는 4가지 변곡점
이번 발표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800V 아키텍처가 AI 데이터센터 전반에 도입되는 과정을 4단계로 정의한 프레임워크다. 알렉상드르 CEO는 이 로드맵이 실적 발표 자료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변곡점은 이미 진행 중이며 2027년까지 확대될 것으로, 800V 전환과는 별개로 전력 밀도 요구 사항이 높아짐에 따라 AC/DC 전원 공급 장치에서 실리콘을 실리콘카바이드(SiC)로 교체하는 단계다. 2027년 중반부터 본격화될 두 번째 변곡점은 전력 사이드카 랙(power side-car racks)에 800V 버스바(bus bars)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AC/DC 전원 셸프와 배터리 백업 장치가 IT 랙 외부로 배치되며, SiC와 GaN(질화갈륨) 채택이 동시에 늘어난다. 나비타스는 이 단계와 관련해 "여러 주요 고객사와 고급 시스템 설계 및 신뢰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알렉상드르 CEO가 "네이티브 800V"라고 명명한 세 번째 변곡점은 GaN의 스위칭 주파수 이점을 활용해 DC/DC 변환기를 GPU 및 XPU 트레이에 직접 통합하는 단계다. 그는 이 단계가 2027년 중후반부터 시작되어 2028년까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8년 이후 도래할 마지막 네 번째 변곡점은 고체 변압기(solid-state transformers)를 통해 현장에서 유틸리티급 AC를 800V DC로 직접 변환하는 것이다. 알렉상드르 CEO는 이를 "초고전압 SiC와 GaN을 활용해 그리드 현대화, 고체 변압기, 그리드에서 코어까지 이어지는 엔드투엔드 전력 공급을 아우르는 완전한 800V DC 진화"라고 설명했다.
NVIDIA Kyber 취소 논란에 대한 입장
니덤(Needham)의 퀸 볼튼 애널리스트는 NVIDIA의 800V 아키텍처인 Kyber 랙이 취소되고 발표되지 않은 대체품으로 교체되었다는 시장의 소문이 나비타스의 2027년 매출 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질문했다. 알렉상드르 CEO는 NVIDIA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800V 도입이 이진법적인(binary) 사건이라는 전제에는 반박했다. 그는 "800V가 디지털 스위치처럼 작동한다는 오해가 있다"며, 두 번째와 세 번째 변곡점은 특정 고객사의 랙 설계와 무관하게 이미 GaN과 SiC 채택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적 전망 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며, 나비타스의 GaN 및 SiC 이중 포트폴리오가 "오늘날 더욱 전략적인 강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냐 스티븐스 CFO는 AI 인프라 매출이 1분기와 2분기 모두 전분기 대비 50% 이상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렉상드르 CEO는 현재의 성장이 단일 대형 수주가 아닌, 다수의 하이퍼스케일러, 전력 부품 고객사, OEM 등 수십 개의 개별 프로그램을 통해 "800V 도입 이전" 단계에서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SiC JFET으로 총 주소 시장(TAM) 확대
나비타스는 2027년 초 출시 예정인 1.2kV 실리콘카바이드(SiC) JFET 제품군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eFuse, ORing, 고체 회로 차단기 등 안전이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겨냥한다. 경영진은 이 제품군을 통해 2030년까지 약 10억 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총 주소 시장(TAM)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렉상드르 CEO는 한 고체 변압기 고객사의 사례를 들며, JFET 기능 추가로 해당 프로그램 내 나비타스의 주소 가능 콘텐츠가 4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만간 6.5kV SiC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며, "유력한 선도 고객사"와 함께 10kV SiC 소자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매그나칩(Magnachip) 라이선스 계약, 공급망 회복력 강화
나비타스는 매그나칩과 GeneSiC Gen 4 및 Gen 5 트렌치 보조 평면 기술(1.2kV~3.3kV 범위)에 대한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매그나칩은 이 기술을 자사 한국 팹(fab)에서 인증하고 내재화할 예정이다. 알렉상드르 CEO는 이번 계약이 두 가지 목적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직접 진출하지 못한 시장으로의 확대와, 생산 확대를 뒷받침할 SiC 웨이퍼의 제2 파운드리 공급원 확보가 그것이다. 그는 "우리는 경쟁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비타스의 확장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프스피드(Wolfspeed) 및 르네사스(Renesas)와의 소송에 강경 대응
울프스피드와의 특허 소송에 대한 질문에 알렉상드르 CEO는 이 소송을 "소송을 통한 괴롭힘과 협박 캠페인"이라고 규정하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울프스피드가 과거 나비타스가 자사 웨이퍼 구매를 중단하자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울프스피드 출신 나비타스 직원 2명(그중 한 명은 울프스피드에서 해고된 인물)을 고소했으며, 채용 관련 접근 금지 명령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뒤 GaN과 SiC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적 발표 직전 르네사스가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음을 언급하며, 공시 자료에 따르면 르네사스가 울프스피드의 지분을 최대 39%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실적 발표 일주일 전 이런 소송이 제기된 것이 우연일까?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다"고 말했다. 1년 전 르네사스를 떠났던 그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면 이런 식의 소송은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류 중인 사건임을 고려해 추가 언급은 자제했다.
기회주의적 자본 조달로 재무구조 강화
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분기 2억 2,100만 달러에서 5억 6,7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주당 평균 21.89달러에 총 3억 7,300만 달러 규모의 자본 조달을 완료한 결과다. 경영진은 조달 자금을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와의 '파운드리 플러스(Foundry Plus)' 이니셔티브, 생산 능력 확대, 파운드리 파트너와의 공급 예약 계약 및 잠재적 기업 인수 등에 사용할 계획이며, 현재 회사는 부채가 전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글로벌파운드리의 8인치 GaN 생산 전환은 연말 고객 샘플링, 2027년 초 제품 인증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경영진은 이를 국가 안보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미국 내 제조 지원 전략으로 설명했다.
수익성 및 비용 지출 소폭 상승
비GAAP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모바일에서 고부가가치 전력 제품으로의 믹스 개선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50bp 상승한 39.5%를 기록했으며, 3분기 가이던스는 39.7%로 제시됐다. 영업비용은 3분기에 100만~150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약 10% 수준의 상승폭으로 경영진은 같은 기간 예상되는 28%의 매출 성장률보다 훨씬 낮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스티븐스 CFO는 추가 지출이 JFET 라인 및 초고전압 SiC 개발 등 신규 R&D 프로그램과 양산 확대에 대비한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지원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은 이러한 투자 확대가 수익성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목표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의도적이고 가속화된 전략적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