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2028년 매출 목표 하향… 휴머노이드 수주잔고 3억 5,000만 유로 공개로 돌파구 마련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2026년 8월 5일
독일 자동차 및 산업용 부품 기업 셰플러(Schaeffler AG)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주 공시했던 내용을 재확인했다. 셰플러는 2028년 매출 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27~29%에서 24~26%로 하향 조정했다. 클라우스 로젠펠트(Klaus Rosenfeld) CEO는 이번 하향 조정의 주된 원인으로 미국 내 전기차(E-Mobility) 수요 예측치 수정이 불가피했음을 꼽았다. 로젠펠트 CEO는 애널리스트들에게 "기존 전기차 부문 목표치는 다소 공격적이었다고 판단해 보다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했다"며, "이러한 공시가 시장에 다소간의 혼란을 야기했음을 이해하지만, 당사의 평판과 규제 당국과의 신뢰를 위해 원칙을 준수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수치는 전기차 부문 내부의 변화다. 2028년 EBIT(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 마진 목표치는 기존 '0% 초과'에서 '-4%~0%'로 하향 조정됐다. 임기 만료를 앞둔 로젠펠트 CEO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전기차 부문의 수익성을 포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전히 수익성 달성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을 직시해야 했으며, 이러한 현실적인 접근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전기차 부문의 수주잔고(Order intake)는 2.6배에서 2배 수준으로 떨어지며 목표 범위 하단에 머물렀고, 이에 따라 재산정이 불가피했다.
사업 다각화 전략, 마진과 현금 흐름 방어
매출 목표 하향에도 불구하고 셰플러는 그룹 전체 EBIT 마진 목표치를 6~8%로 유지했으며, 2028년 잉여현금흐름(FCF) 목표도 변경하지 않았다. 로젠펠트 CEO는 이를 두고 회사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사업 다각화' 전략이 입증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적 보완은 다른 두 사업부에서 이루어졌다. 파워트레인 및 섀시(PTC) 사업부는 중기 마진 목표치를 0.5%포인트 상향 조정했고, 차량 수명 솔루션(VLS) 사업부 역시 수 분기 연속 15% 이상의 마진을 기록하며 목표치가 상향됐다. 크리스토프 하네킨(Christophe Hannequin) CFO는 실적 발표에서 "미국 시장에서 모빌리티 부문의 매출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PTC 부문에서 이를 부분적 혹은 완전히 상쇄할 수 있다. 기술적 해법이 무엇이든 차량에는 추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PTC 사업부의 수주잔고는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0.8배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22.4%의 견조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사상 첫 휴머노이드 수주잔고 3억 5,000만 유로 공개… 보수적 산정 강조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은 셰플러가 처음으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부의 수주잔고다. 6월 30일 기준 3억 5,000만 유로로, 전 세계 3개 지역 3개 휴머노이드 OEM 업체로부터 확보한 7개 제품에 대한 수치다. 경영진은 이 수치가 실제 기회보다 낮게 평가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기대를 방지하기 위해 고객사가 제공한 물량 추정치에 50% 이상의 '헤어컷(할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로젠펠트 CEO는 "우리가 이러한 방식을 도입한 첫 번째 기업"이라며, 앞으로 분기마다 해당 수치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셰플러가 이름을 공개할 수 있는 고객사는 '아이언 휴머노이드(iron humanoid)' 제조사 한 곳뿐이며, 2026년 4분기 양산이 예정되어 있다. 나머지 미국 기반 고객사 2곳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2026년 샘플 주문량은 이미 50건을 넘어서며 2025년 전체 물량을 상회했다. 셰플러는 경쟁사 대비 생산 시간을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단축하는 성형 기술(forming technology)의 제조 우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로젠펠트 CEO는 2035년까지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 100만 대, 셰플러의 점유율 최소 10%라는 기존 시장 전망을 재확인했다. 로봇당 부품 원가 비중은 배터리가 아닌 조인트, 볼 스크류, 액추에이터 중심의 부품이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계산됐다. 특히 '휴머노이드 AI(Humanoid AI)'와 체결한 계약은 6월 30일 기준 내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이번 3억 5,000만 유로 수치에서 의도적으로 제외됐으며, 이는 회사가 얼마나 보수적으로 수치를 관리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독일 내 추가 인력 감축… 희망퇴직 프로그램으로 1,300명 추가 조정
셰플러는 실적 발표와 함께 독일 내 인력 관리를 위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재개한다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냈다. 독일 정부가 해당 프로그램의 미래를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셰플러는 노사협의회의 승인을 받아 2024년 11월 구조조정 계획에 1,300명의 인력 감축을 추가하기로 했다. 경영진은 기존 계획을 이미 '초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4,700명이었던 퇴직 예정 인원은 2027년 6월까지 약 6,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로젠펠트 CEO는 이번 조치가 새로운 정식 프로그램이라기보다 기회주의적 차원의 대응이라고 설명하며, "2027년에 즉각적인 중·두 자릿수 규모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9월 말 신청 마감과 11월 말 계약 확정 이후 구체적인 일회성 현금 및 손익 비용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매출 정체에도 견고한 2분기 운영 성과
그룹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하며 사실상 보합세를 보였으나, 매출총이익률은 1%포인트 개선되었고 EBIT 마진은 3.5%에서 4.5%로 상승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10유로로 흑자를 기록했다. 하네킨 CFO는 전년 대비 4,000만 유로의 생산 비용 절감액 중 절반은 조달 성과에서, 나머지는 구조적 비용 절감 이니셔티브에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정책은 고객사 일회성 합의금과 전기차, VLS, 베어링 및 산업용 솔루션(BIS) 부문의 제품 믹스 개선에 힘입어 긍정적이었다. BIS 부문은 풋프린트 통합과 1,650명의 인력 감축을 통해 가장 강력한 마진 개선세를 보였으나, 중국의 풍력 및 산업 시장 부진으로 매출 성장률은 3.4%에 그쳤다.
상반기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연간 가이던스 유지
상반기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억 유로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악화됐다. 이는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한 의도적인 재고 확보, 전기차 부문의 신중한 자본지출(Capex) 시점 조정, 구조조정 관련 현금 유출 증가 등이 원인이다. 그럼에도 경영진은 2026년 연간 잉여현금흐름 가이던스를 1억~3억 유로로 유지했다. 셰플러의 실적이 전통적으로 3, 4분기에 집중되는 계절적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비율은 2.4배로 다소 상승했으나, 하네킨 CFO는 이를 계절적 요인으로 평가하며 지난 5월 성공적으로 발행한 10억 유로 규모의 채권 등을 통해 연말까지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실효세율 부담 지속, 단기적 개선 어려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호르스트 슈나이더(Horst Schneider)는 셰플러의 높은 실효세율에 대해 질문했다. 셰플러는 이전 가이던스에서 1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던 실효세율을 60% 수준으로 낮췄다. 하네킨 CFO는 독일 사업부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중국 및 미국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현지 과세 간의 구조적 불균형이 이러한 왜곡을 초래했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불일치 해소는 중기 목표 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2028년까지의 구체적인 개선 경로 제시를 유보했다.
방산 사업부, 매출 발생 전이나 리더십 팀 구성 완료
휴머노이드 사업과 달리 셰플러의 신규 방산 사업부는 아직 공개된 수주잔고가 없다. 로젠펠트 CEO는 25년 경력의 방산 전문가와 스타트업 경험을 갖춘 외부 CFO를 내년 1월 1일부로 영입하는 등 경영진 구성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산 부문 역시 휴머노이드 사업과 동일한 엄격한 기준으로 구축되고 있으며, "준비가 되면" 수주잔고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