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미컨덕터, AI 데이터센터 TAM 500억 달러로 4배 상향… 2026년 관련 매출 "두 배 이상" 성장 예고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2026년 8월 3일
온세미컨덕터(onsemi)가 전 부문에서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더 중요한 소식은 경영진이 제시한 시장 기회의 규모였다. 온세미는 2030년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의 주소가능시장(TAM) 전망치를 기존 120억 달러에서 약 4배 늘어난 500억 달러 규모로 상향 조정했다. 동시에 전기차(EV) 부문 TAM도 260억 달러에서 630억 달러로 대폭 높였다. 올해 AI 데이터센터 매출 전망치 상향과 맞물려, 이번 실적은 온세미의 전력 반도체 중심 사업 재편이 AI 인프라 구축과 차량 전동화라는 업계 최대 자본 사이클 두 곳과 맞물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랙당 탑재액 11만 5,000달러 향해… AI 데이터센터 TAM 급증
하산 엘 코우리(Hassane El-Khoury) CEO는 TAM 확대의 주된 배경으로 2030년까지 예상되는 기가와트(GW)급 전력 설비 설치량을 랙당 탑재액(content-per-rack)으로 환산한 상향식(bottoms-up) 재계산을 꼽았다. 현재 랙당 탑재액은 약 1만 5,000달러 수준이며, 고전압이 30%, 중저전압이 70%를 차지한다. 업계가 800V DC 배전 아키텍처로 전환함에 따라 이 수치는 랙당 11만 5,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고전압 비중도 약 50%로 확대될 전망이다. 엘 코우리 CEO는 "인프라 구축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출이 계단식으로 즉각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2027년 말에서 2028년 초 사이에 본격적인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장이 단순히 실리콘카바이드(SiC)에만 의존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엘 코우리 CEO는 "벽면에서 코어까지(from the wall to the core)" 전력 트리 전반에 걸쳐 SiC MOSFET, SiC JFET, 실리콘 기반 제품 등 모든 포트폴리오가 균등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6년 AI 데이터센터용 SiC 매출은 전년 대비 6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데이터센터 부문의 강세는 특정 기술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로 온세미는 NVIDIA의 MGX 생태계 내 설계 채택, 중국 Great Wall의 전력 공급 플랫폼 수주, AWS와의 전력 공급 및 배터리 백업 시스템 협력 확대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이던스 상향: AI 데이터센터 매출 "두 배 이상" 성장 전망
경영진은 2026년 AI 데이터센터 매출 전망을 기존 '두 배'에서 '두 배 이상(more than double)'으로 상향 조정했다. 니덤(Needham)의 퀸 볼튼 애널리스트가 기존 목표치였던 5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지 묻자, 엘 코우리 CEO는 구체적인 수치 언급은 피하면서도 표현의 변화 자체가 모멘텀 가속화를 증명한다고 답했다. CFO 타드 트렌트(Thad Trent)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포함된 '기타(other)'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4% 증가한 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주로 데이터센터 수요에 기인한다. 3분기 가이던스상 '기타' 부문은 전 분기 대비 10%대 후반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동률 개선과 함께 매출총이익률 상승세 본격화
2분기 비GAAP(non-GAAP)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39.3%로 전 분기 대비 80bp 상승했다. 가동률은 77%에서 83%로 뛰었다. 트렌트 CFO는 가동률 변화가 손익계산서에 반영되기까지 약 2분기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즉, 2분기 마진은 가동률이 6%포인트 하락했던 2025년 4분기 수준을 반영한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AI 데이터센터 부문의 유리한 제품 믹스가 이를 상쇄했다는 의미다. 향후 가동률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매출총이익률이 25~30bp 개선되는 표준 민감도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순차적인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는 40~42%로 제시되었으며, 트렌트 CFO는 가동률 상승분이 손익계산서에 본격 반영됨에 따라 "상당한" 수준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급 타이트해지고 리드타임 연장… 가격 결정력 회복
진정한 경기 회복의 가장 명확한 증거는 공급 측면에서 나타났다. 포트폴리오 전반의 리드타임은 약 27주에서 32주로 늘어났으며, 리드타임 내 주문량 증가와 고객사의 긴급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공급 부족 신호다. 경영진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2분기 동안 자동차 및 산업용 물량보다 AI 데이터센터 물량을 우선 배정했다고 밝혔다. 엘 코우리 CEO는 이로 인한 고객사 영향은 미미하며 3, 4분기에 걸쳐 물량을 보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원자재 및 외부 제조 비용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2차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으며, 2027년에도 비용 환경이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EV 시장 점유율 확대 가속화
온세미의 중국 자동차 사업은 2026년 상반기 전체 시장 차량 판매가 4% 감소했음에도 13% 성장했다. 이는 지리(Geely), 지커(Zeekr), 샤오미(Xiaomi) 등 고객사 내 점유율 확대 결과다. 온세미는 중국 내 SiC 매출이 플랫폼 확장과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전년 대비 60~7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리비안(Rivian)의 R2 플랫폼에 전력 분배용 MOSFET과 온보드 충전용 SiC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EV TAM 630억 달러 상향은 하이브리드 차량 기회에 대한 재평가를 반영한 것으로, 온세미의 실리콘 및 IGBT 기술이 주행거리 연장형 하이브리드 프로그램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시냅틱스(Synaptics) 인수 및 주주 환원
온세미는 2027년 중반 완료 예정인 시냅틱스 인수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번 인수는 전력, 센싱, 제어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매출총이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며, 온세미의 제조 규모와 판매 채널을 통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추진해 온 9억 달러 규모의 비핵심 사업 정리는 2분기 3,500만 달러를 끝으로 사실상 완료되었다. 마운틴 탑(Mountain Top) 및 필리핀 제조 시설 매각으로 2027년부터 연간 3,500만 달러의 비용 절감이 예상되며, 이는 'Fab Right' 이니셔티브를 통한 목표 마진 개선폭 200bp 중 약 50bp를 차지한다. 주주 환원 측면에서는 2분기 4억 2,500만 달러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했으며,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연초 대비 잉여현금흐름의 약 105%를 주주에게 환원했다.
3분기 가이던스
온세미는 3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6억 5,000만~17억 5,000만 달러를 제시했다. 비GAAP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40~42%, 주당순이익(EPS)은 0.81~0.93달러로, 매출 성장률 대비 약 3배 높은 수익 성장을 예상했다. 부문별로는 자동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초반, 산업용은 보합세,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기타' 부문은 10%대 후반의 성장을 전망한다. 온세미는 오는 9월 16일 뉴욕에서 애널리스트 데이를 개최하고, 상향된 TAM 수치와 중장기 마진 목표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